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건설업계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적극 키우고 있다. 정부가 AI를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성장하는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은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해 2028년에는 약 1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 등 IT 자산을 수용하는 건축물로,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AI가 전방위 산업에서 활용됨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량 정보를 저장·처리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AI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며 10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약속했고, 지난 6월 SK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지난 1일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면담하며 AI 산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건설업계 역시 정부 정책에 맞춰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공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며, 진입 장벽이 높아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현대건설(000720)은 2004년 금융결제원 분당센터를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펼쳐왔다. 이후 KT 목동 IDC, NH통합IT센터, 네이버 세종센터 등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를 시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설계와 시공을 통합한 역량으로 데이터센터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향후 지역별 에너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데이터센터 공급을 통해 지속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는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로 실적을 담보하긴 어렵다. 미래 산업인 데이터센터 실적을 빠르게 채우고 중장기 수주 기회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375500)는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단순 건물 시공을 넘어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 업무까지 수행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토지 발굴부터 최종 시운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행 경험을 통해 글로벌 기업 수주 기회를 찾고 있다.
GS건설(006360)은 지난 2017년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건립에 이어 대구은행과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시공 경험을 갖추고 있다.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회사 '디씨 브릿지'를 설립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만으로 중장기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며 "고수익 데이터센터를 통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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