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7월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규제' 이후 낙착률과 낙찰가율 등 각종 지표가 하락했다.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강남권도 대출 규제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 278가구 중 120가구가 낙찰됐다. 낙찰률(전체 물건 대비 낙찰 물건 비율)은 43.2%로 전월(48.0%) 대비 4.8%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 비율)은 95.7%다. 6월만 해도 낙찰가율(98.5%)이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지만, 규제 이후 2.8%p 하락했다. 7월 평균 경매 응찰자 역시 7.8명으로 전월 대비 1.4명 감소했다.
한 달 만에 경매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경매를 위해 필요한 경락 자금의 대출 한도까지 6억 원으로 규제하고 있어서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경매 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초만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미적용으로 뜨거웠지만 규제 이후 빠르게 꺾였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강남 3구 경매는 전체 41건 중 13건만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은 서울 평균(43.2%) 대비 11.5%p 낮은 31.7%다. 6월 낙찰률(80.6%)과 비교하면 무려 50.9%p 급감했다.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는 32명에서 22명으로 줄었다.

7월 강남 3구의 아파트는 낙찰률 하락에도 감정가 대비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107.9%로 전월(103.2%) 대비 4.5%p 올랐다. 투자 가치가 확실한 재건축 매물에 여전히 수요가 몰렸다.
낙찰가율 상위 10위 중 상위 1~3위가 모두 강남3구 아파트였다. 1위는 129.5%를 기록한 서초구 양재 우성아파트(전용 85㎡)다. 이어 송파구 한양 1차 아파트(전용 120㎡)가 낙찰가율 127.8%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우성 4차(전용 96㎡)도 낙찰가율 126.5%에 주인을 찾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동반 하락했다"며 "투자자들이 예전만큼 공격적으로 진입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