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유지로 남북관계는 한동안 '관여 하지 않는' 냉랭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북한이 여러 번 공언한 남북 간 경계선 재획정 시도에 따라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제77차 통일전략포럼'에서 북한이 2021년 8차 노동당 대회 이후로 신냉전 구조를 활용한 대외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냉전 구조 활용 전략의 핵심 논리는 미중 전략 경쟁과 러우전쟁으로 미중·미러 관계가 악화하면 북중·북러 관계를 강화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을 극복하겠다는 기조라고 최 부원장은 설명했다.
북한은 러우전쟁 이후 '공평하고 정의로운 다극세계 건설이 이뤄질 것이며 그 중심에 북한이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최 부원장은 "북한이 '공평하고 정의로운 다극세계'라는 말을 쓰는 것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러시아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러우전쟁 종전 이후에도 북러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모든 부문에서 최고지도부의 역할이 절대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지난 2월 9차 당 대회에서 '대외부문에서의 당 중앙의 직접적 지도와 관여'를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하며, 북한이 국제 정세에 가변성이 증가했다는 인식하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외정책의 유연성·기민성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봤다.
다만 정치·군사적 긴장 고조 국면에서는 북한이 '핵강압'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최 부원장은 "유럽과 중동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인 군비 경쟁 가속화 추세와 탈냉전 이후 만들어진 중거리 핵전력 혜기조약(INF), 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등 전략무기 통제 체제들이 거의 형해화한 국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렇다고 북한의 핵과 전략무기 개발을 방치할 경우, 한반도와 그 주변의 군비경쟁 가속화에 따른 안보 딜레마 심화 우려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한국의 대북 평화 공존 정책의 핵심은 북한의 핵무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달렸다"라며 "북한 지도부도 자력갱생에 기반한 '핵 가진 경제 빈국'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체제안전을 보장받으면서 '핵 없는 개발도상국'의 길로 갈 것인지 하는 전략적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이어 "현 단계에서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자신들의 핵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핵군축 협상'이나 '대등한 주권국가 간의 군비통제'만을 대화의 전제로 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도 전망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한반도 안보 구조는 오랫동안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세 가지 목표가 서로를 제약하는 전형적인 '트릴레마' 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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