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시공간 잇는 공명을 즐기세요"…'싱크 넥스트 26' 개막작은

한국 '정가'와 유럽 '중세 성가'의 만남…韓佛 수교 140주년 기념 공연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7월 3~5일

본문 이미지 - 22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는 '싱크 넥스트 26' 다섯 번째 시즌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의 제작·출연진이 참석해 라운드테이블 인터뷰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해금 연주자 김예지,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에 마랭이 참석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22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는 '싱크 넥스트 26' 다섯 번째 시즌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의 제작·출연진이 참석해 라운드테이블 인터뷰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해금 연주자 김예지,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에 마랭이 참석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Sync Next 26)'은 탈춤·K팝·컨템퍼러리 서커스·전자음악 등을 아우르는 '소리 잔치'로, 선입관을 배제하고 편하게 들으면서 즐기는 공연이라고 출연자들이 밝혔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싱크 넥스트'의 다섯 번째 시즌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의 제작진 및 출연진은 22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라운드테이블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해금 연주자 김예지,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에 마랭 등이 참석했다.

개막작에 대해 먼저 클레멘세비츠는 "이번 공연은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전통과 현대, 소리와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무대"라고 밝혔다.

김예지는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2024년 미국 아트 오마이 레지던시에서의 '만남'이었다"며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인 마랭을 만나 한국 전통음악의 지속성과 비올라 다모레의 독특한 배음 구조가 해금과 잘 어울린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현을 문지를 때 공명현이 동시에 진동하는 비올라 다모레의 독특한 음색이 해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프랑스의 작곡가인 클레멘세비츠와 합류해 세 명이 공동으로 연주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클레멘세비츠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주제는 '언어와 소리'다'며 "모음(아, 이, 오)은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구강 구조와 쓰임이 다르게 쓰이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언어적 탐색을 바탕으로 한국의 '정가'와 유럽의 '중세 성가'를 각국의 문화를 은유하는 장르로 선택됐고, 타악기 대신 중심축을 잡을 수 있는 '거문고'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마랭은 "유럽에서 전통음악은 민속적 음악을 뜻하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예술적인 음악을 의미한다"라며 전통에 대한 개념 차이를 짚었다. 그는 베토벤 연주 중 인도 클래식 음악의 리듬 사이클과 유사성을 발견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내가 배웠던 것을 모두 잊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앵글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문 이미지 - 싱크 넥스트 26_1_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_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싱크 넥스트 26_1_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_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레멘세비츠는 준비 중인 공연에 대해 모음의 지속적인 소리가 가진 음악적 배경에 주목했다. 그는 "프랑스와 한국이라는 동서의 라인이 있다면, 과거와 현재라는 또 다른 라인이 생긴다"라며 "전통 음색과 전자음악적 음색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객들이 각 요소를 이질적으로 느끼기보다 프랑스에서 자주 쓰이는 '만남'이라는 표현처럼 서로가 잘 어우러지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전시장이나 극장의 공조기 소리, 조명기 꺼지는 소리 등 외부의 소음마저 공연의 일부로 포함하는 '소닉 시어터'(Sonic Theater)를 지향한다. 수원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일민미술관 등 장소의 건축적 특징과 소리 환경에 따라 전체 음악 구성과 동선이 매번 재편성될 예정이다.

김예지는 "공연 제목으로 사용된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모든 소리는 공명으로부터 출발한다"며 "귀는 항상 열려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소리를 즐기러 와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음악과 소리의 구분에 대해 클레멘세비츠는 "소리라는 넓은 개념 안에 음악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마랭 역시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존 케이지를 언급하며 "주파수가 뚜렷하면 음악, 겹치면 질감을 가진 소리가 되지만 이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관객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끝맺었다.

한편, '싱크 넥스트 26'은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진행된다. 16팀 아티스가 참여해 10개 프로그램으로 총 28회의 공연을 펼친다. 개막작은 클레멘세비츠, 김예지, 마랭과 함께 심은용(거문고 연주자), 크리스티앙 플루아(중세 성악가), 조윤영(정가 가객)이 맡는다. 이들 6인은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를 세계 초연한다. 정가와 중세 성악, 현악기의 음색과 전자 사운드를 넘나들며 즉흥과 구성이 이끄는 앙상블을 통해 관객들에게 소리의 신세계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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