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떼아트갤러리에서 13일까지 황인선 작가의 개인전 '한 숟갈의 대화 A Taste of Conversation'가 열린다.
황인선은 '밥풀'과 '김치'를 주된 소재로 삼아 한국인의 정체성과 소통을 탐구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에게 예술로 차려낸 '한 상'을 제안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권한다.
한국 사회에서 밥은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안부와 인사를 대신하는 소통의 핵심 매개체다. 작가는 한국 식탁의 가장 기본 요소인 밥과 김치를 대상화된 기호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부각한다. 밥풀 작업은 실제 밥풀을 활용한 캐스팅 방식을 통해 식기나 무기물로 변주된다. 때로는 회화의 점으로 환원되어 평면 위에 점묘화처럼 펼쳐지기도 한다. 익숙한 식재료가 예술적 노동을 거쳐 낯선 조형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김치를 소재로 한 작품은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적극 활용한다. 식탁 위에서 늘 내려다보던 친숙한 반찬인 김치는 거대한 크기로 확대되어 전시장 공중을 떠다닌다. 이러한 시점의 전환은 관객으로 하여금 익숙한 대상을 우러러보게 만든다. 이를 통해 일상의 친숙함을 낯설게 뒤집는 미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식재료를 이질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관객의 시선을 다시 식탁으로 돌리고, 그 자리에 마땅히 있어야 할 온기와 소통의 가치를 되묻는다.
이번 전시는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삶의 흔적과 정체성을 환기시키는 소중한 기회다.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구현된 황인선의 작품들은 친숙함과 낯섦 사이를 파고들며 현대인에게 잊고 있던 '대화의 맛'을 전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황인선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2025년 '김치팝!'을 비롯해 13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한국현대판화가협회 지명공모전 대상 등을 수상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았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