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모델 패권 경쟁에서 보안 역량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앤트로픽의 보안 특화 모델 '미토스'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오픈AI도 'GPT-5.4-사이버' 모델을 내놓는 등 보안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7일 AI 업계에 따르면 최대 화두는 사이버 보안이다. '미토스'는 수십 년 동안 안전하다고 여겨왔던 보안 체계까지 흔들었고, 이에 향후 사이버 보안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앤트로픽의 AI 모델 '미토스'는 단순한 보안 보조 도구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커'로 둔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AI 모델이 코드 리뷰, 취약점 분석 보조에 그쳤다면 미토스는 스스로 침투 경로를 설계하고 해킹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평가다.
AI로 인한 보안 위협이 현실화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과 규제기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은행, 주요 기관들이 대응 체계 점검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픈AI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보안에 방점을 둔 새로운 AI모델인 'GPT-5.4-사이버'를 일부 보안 전문가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며 맞불을 놨다.
GPT-5.4-사이버는 취약점 분석, 악성코드 탐지, 침해 대응과 같은 방어형 사이버 보안 업무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보안 관점에서 코드를 해석하고 위협을 찾는 능력에 초점을 맞춰 튜닝된 것이 특징이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잇따라 보안 특화 모델을 내놓는 등 보안은 이제 AI 모델의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기존의 코딩, 추론 능력을 넘어 사이버 방어와 공격 대응 능력이 모델의 경쟁력을 가르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보안의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되어 왔다. AI는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교하게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이버 공격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미토스'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걸쳐 보안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디지털융합비즈니스대학원 교수는 "보안은 더 이상 공격(창)을 방어(방패)로 막는 경쟁이 아니라 '신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에서 우위를 점하는 주체는 공격 능력이 뛰어난 쪽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프라와 규칙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프로토콜을 가진 쪽"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AI의 판단과 실행 과정 위에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을 통해 집단적 의사결정을 구현하는 시스템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미토스 쇼크가 전해지자 대응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6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사이버 보안 체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언급하며 "견고한 AI 보안 체계 확보를 위해 정보보호산업을 국가 안보 및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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