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원전 노린다" 경보 뜨자 실시간 요격태세…새울원전 가보니

원안위, 불법드론 탐지·상황전파·후속조치 점검
새울 3호기 시운전·4호기 허가 막바지…신규 원전 가동 국면

본문 이미지 -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 종합상황실. 비록 가상의 훈련 상황이었지만, 보고하는 담당자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대형 화면에는 발전소 곳곳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떠올랐다. 한쪽 화면에는 원전 쪽으로 접근하는 가상 드론의 위치와 비행 경로가 표시됐다. 다른 화면에는 조종자 위치 정보가 함께 떴다. 평소 발전소 상태를 감시하던 상황판은 순식간에 공중 위협 대응 화면으로 바뀌었다.

상황실 안에서는 지시가 이어졌다. 미승인 드론 여부를 확인하고, 주제어실(MCR) 등 원전 핵심 시설에 상황을 전파했다. 군·경 등 관계기관에는 출동 요청이 이뤄졌다. 담당자들은 화면과 무전 내용을 번갈아 확인했고, 가상 상황임을 알면서도 표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방호 인력은 드론 접근 방향에 맞춰 움직였고,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한 재머 운용 절차도 가동됐다. 훈련은 하늘의 드론을 막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상황판에는 드론을 조종한 사람의 위치도 함께 표시됐다. 원전사업자는 드론 비행 경로와 조종자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고, 관계기관은 이를 토대로 조종자 신병 확보 절차에 들어갔다. 드론 무력화와 조종자 추적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가상 상황은 후속 대응으로 이어졌다. 이상 물체를 탑재한 드론이 원전 부지 안팎에서 폭발하거나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까지 반영됐다. 자체 소방대와 관내 소방, 폭발물 처리반, 화생방 대응 인력이 움직이는 절차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드론 한 대가 원전 주변에 나타났다는 가정만으로 탐지, 상황전파, 무력화, 조종자 추적, 화재 진압, 폭발물·화생방 확인까지 연쇄적으로 작동한 셈이다.

드론 위협 상황이 가정되자 종합상황실은 원전 내부 주요 시설과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방호 인력과 자체 대응 조직도 움직였다. 원전 방호가 더는 울타리와 초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단지에서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국내 원전의 드론 대응훈련 현장이 공개됐다. 원전 핵심 시스템에는 영향이 없었지만, 드론이 원전 단지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국내 원전 방호망의 중요성도 커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에서 출입기자단 현장 간담회를 열고 새울 3·4호기 건설·시운전 현황과 원전 물리적방호 체계를 공개했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원안위가 추진한 원자력·방사선 안전규제 성과를 설명하고, 원전 건설·운영과 외부 위협 대응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본문 이미지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앞서 UAE 아부다비 정부 공보청은 17일 바라카 원전 내부 경계 바깥쪽에 있는 발전기에서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고 방사능 안전 수준에도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UAE 연방원자력규제청은 원전 핵심 시스템이 모두 정상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이 해외에서 처음 수주한 대형 원전으로, 한국전력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1400㎿급 원전 4기, 총 5600㎿ 규모로 UAE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5%를 담당한다.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협력사 임직원 피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바라카 원전 단지 공격은 원전 방호체계의 초점이 지상 침투를 넘어 공중 위협 대응으로 넓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드론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주요 기반시설을 위협할 수 있어 원전 방호망의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이날 새울원전에서는 불법드론 출현을 가정한 대응훈련이 진행됐다. 올해 훈련은 폭발물 탑재 드론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원안위는 원전사업자가 드론 침투 경로 등을 사전에 알 수 없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 과정 전반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새울본부는 원전 인근 불법드론을 탐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새울본부는 드론과 조종기 사이의 교신 전파를 탐지해 드론과 조종자 위치, 드론 기종 등을 식별하고, 불법드론 탐지 시 군·경 등 관계기관과 단계별 대응에 나선다.

원안위는 2015년 설계기준위협(DBT)에 드론 위협을 반영해 원자력사업자가 불법드론 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설계기준위협은 원자력사업자가 책임지고 방호해야 하는 최대 위협으로, 물리적방호 체계 수립의 기준이 된다. 원안위는 관계부처와 원자력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원자력시설 주변 불법드론 대응 범정부 전담팀(TF)'도 운영 중이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드론 대응 능력을 계속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RF 스캐너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드론의 경우 드론 기종이나 조종자 위치까지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파수와 상관없이 드론을 잡을 수 있는 레이더, 카메라를 세트로 들여놓는 등 강화하고 있다"며 "새울원전은 아직 레이더가 설치되지 않았지만 월성에는 올해 중 설치될 예정이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출입기자단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출입기자단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원전 방호 체계 점검은 새울 3·4호기 가동 국면과도 맞물려 있다. 새울 3·4호기는 1400㎿급 한국형 신형경수로 APR1400 노형이다. 총사업비는 약 11조 7000억 원 규모다.

새울 3호기는 지난해 12월 30일 원안위 운영허가를 받은 뒤 올해 1월 연료를 장전했고, 현재 출력상승시험을 진행 중이다. 4월 말 기준 새울 3호기 종합공정률은 99.07%다. 올해 하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새울 4호기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4월 말 기준 종합공정률은 97.90%다. 7월 연료 반입, 10월 사용전검사 1~4단계 수검 완료, 내년 1월 운영허가 취득 일정이 제시됐다.

새울 4호기 건설현장 투어는 원자로건물(RCB), 사용후연료저장조, 주제어실(MCR), 전력계통 순으로 이어졌다. 원자로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외부 돔에서는 보이지 않던 거대한 철제 구조물과 배관, 핵심 설비가 눈앞에 펼쳐졌다. 원자로건물 안에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1차 계통 설비가 자리한다.

건설현장 곳곳에는 아직 시운전과 검사가 진행 중인 신규 원전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관계자는 연료가 들어온 뒤에는 일부 구역 출입이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투어 도중 "다음에 이곳에 들어오면 피폭복을 입고 오셔야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사용후연료저장조에서는 향후 연료가 들어와 보관되고 원자로로 이동하는 과정이 설명됐다. 투어 동선은 원자로건물에서 사용후연료저장조, 주제어실, 전력계통으로 이어졌다. 원자로에서 만든 열이 증기를 거쳐 터빈을 돌리고, 발전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흐름을 따라가는 순서였다.

본문 이미지 - 새울 3·4호기 주제어실(MCR) 배치도. 주제어실은 원전의 운전 상태를 감시하고 제어하는 핵심 공간으로, 원자로 운전원(RO), 터빈 운전원(TO), 전기 운전원(EO), 안전반장 등이 근무한다. 2026.05.20/뉴스1(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새울 3·4호기 주제어실(MCR) 배치도. 주제어실은 원전의 운전 상태를 감시하고 제어하는 핵심 공간으로, 원자로 운전원(RO), 터빈 운전원(TO), 전기 운전원(EO), 안전반장 등이 근무한다. 2026.05.20/뉴스1(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주제어실은 원전의 두뇌에 가까웠다.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주인공 호머 심슨이 원전 제어실에서 일하는 장면처럼, 새울 3·4호기 MCR에도 각종 계기판과 화면, 조작 장치가 빼곡했다. 다만 분위기는 만화와 달랐다. 3교대로 근무하는 운전원들은 모니터와 계기판을 번갈아 확인하며 진지한 얼굴로 운전 상태를 살폈다.

전력계통 구역에서는 원자로에서 만든 열이 전기로 이어지는 흐름이 설명됐다. 현장 관계자는 국내 원전 중에서도 큰 규모의 터빈 발전기를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안위는 원자로건물과 사용후연료저장조, 주제어실, 터빈건물 등 주요 설비를 둘러보며 점검했다.

최 위원장은 "새울 3호기는 작년 말 원안위 운영허가를 받아 현재 출력상승시험 중"이라며 "새울 4호기는 거의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원안위는 신규원전 건설부터 운영, 계속운전, 해체와 미래 원자로 규제체계 마련까지 원전 전주기에 걸쳐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가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물리적 공격, 특히 드론 공격 대응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kxmxs4104@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