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8개월 만에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 회장 등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을 구체화했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오픈AI는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을 아시아 태평양 인공지능(AI) 허브로 육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
협약 핵심은 오픈AI가 소프트뱅크·오라클 등과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역량을 보유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기업이 참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내 AI 생태계 구축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트먼은 이 대통령과 접견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메모리 공급 의향서(Memory Supply LOI)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합의로 오픈AI를 중심으로 대규모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손잡고 개발 중인 자체 AI 칩에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HBM 탑재를 고려해 왔다.

올트먼은 이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전방위적인 AI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한다. 삼성SDS·삼성중공업·삼성물산은 각각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및 기업용 AI 서비스, 해상 데이터센터 개발 분야에서 협력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을 앞두고 있다. 차세대 HBM4 양산 체계도 구축 중이다. 이외에도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 LPCAMM2 △LPDDR5X-PIM 등 AI 메모리 설루션을 갖추고 있다.
올트먼은 이날 오후 6시엔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 이재용·최태원 회장도 동석해 한국의 AI 대전환(AX) 전략과 글로벌 AI 생태계 확대 방안을 구체화했다.
정부는 앞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중 30조 원 이상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트먼을 비롯해 이재용·최태원 회장과의 다자 회동을 계기로 정책 실행력을 높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다자 회동은 전력·건설·반도체 등 여러 부분의 공급 역량을 찾던 오픈AI와 이같은 역량을 가졌으나 AI 사업에 속도가 낼 필요가 있었던 우리나라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오픈AI는 "한국은 AI 분야에서 풀스택 역량을 갖춘 국가"라고 강조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올해 1월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2029년까지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입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출범했지만, 자본 조달 차질과 오픈AI-소뱅간 부지선정 갈등 등으로 현재 프로젝트 규모는 축소된 상태다.
한국에 AI 데이터센터 구축 시 장기적으로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는 한국형 SMR(소형모듈원자로) 수출에도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형 SMR인 '스마트(SMART) 원자로'의 미국 수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올해 5월 '오픈AI 포 컨트리'(OpenAI for Countries)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오픈AI 포 컨트리는 표면적으론 기술 협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 주도 기술 표준을 확립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오픈AI는 첫 단계로 10개국과 협력할 계획이다.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국가 간 AI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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