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게임사가 AI를 대체 왜?'라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14년 전부터 꾸준히 AI에 공을 들여온 '숨은 강자' 엔씨소프트(NC)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NC의 AI 자회사 NC AI가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네이버클라우드·업스테이지·SK텔레콤·LG경영개발원 AI연구원과 함께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정예팀으로 선발됐다.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 랩 실장은 6일 경기 판교 NC 사옥에서 <뉴스1>과 만나 이번 정예팀 선발을 두고 "그간 NC가 굉장히 오랜 기간 AI 연구개발을 해왔던 걸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게 돼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NC AI는 지난 2011년 만들어진 AI 태스크포스(TF) 조직에서 시작했다. NC는 1년 만인 2012년에는 AI랩을 설립했다. 이어 2015년 생성형 언어모델 연구 조직 자연어처리기술(NLP)팀을 꾸리고, 2016년에는 조직을 AI 센터로 키웠다.
이어 지난 2월에는 AI 조직을 물적분할해 NC AI로 아예 회사를 분리했다.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이번 AI 정예팀 선발은 분사 6개월 만에 이룩한 쾌거다.
김 실장은 "현재 NC AI에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중 석·박사급 R&D 및 개발 인력이 160~170명에 달한다"며 "현재 국내 AI 관련 기업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NC AI 컨소시엄은 이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산업 AI 전환(AX)을 위한 확장 가능한 멀티모달 생성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NC AI가 멀티모달 AI 모델 '바르코 비전 2.0'을 개발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 중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실장은 "NC가 게임 회사다 보니 AI 분야에서도 이미지라든가 3D 애니메이션 같은 부분까지 폭넓게 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NC AI처럼 국내에서 모델 연구부터 서비스 개발·운영까지 풀 스택으로 해본 기업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내부 게임 스튜디오와 바르코 비전으로 협업 중이며 디스커버리·MLB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F&F는 '바르코 아트 패션'을 유료 서비스로 사용 중"이라며 "현재 외부 게임사 및 10개 이상의 패션사의 요청으로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선발 과정에서 초기부터 '프롬 스크래치'로 모델을 개발해 본 경험을 강조한 전략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NC AI는 프롬 스크래치부터 모델을 개발 경험이 풍부해 짧은 시간에 대규모 자원을 활용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이 강조했다"며 "발표 평가 때 지난 14년 간의 성과를 부각하고, 앞으로 만들 산업특화 모델과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설명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NC AI 정예팀에는 ETRI, 한국과학기술원,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에이아이웍스,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HL로보틱스, 인터엑스, 미디어젠, 문화방송, NHN 등 참여 정예팀 중 가장 많은 14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같은 '그랜드 컨소시엄' 전략을 두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일 기업의 독점적 고립 모델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 현장과 연구 현장, 실생활의 요구를 흡수해 다양성, 실용성, 확장성의 토대를 만들어내고자 한 것"이라며 "훌륭한 구성원들과 최종 2개 팀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5개팀을 대상으로 매 반기마다 단계 평가를 거쳐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최종 2개팀을 선발한다.
김 실장은 "당장 연내 예정된 1차 압축평가에서 생존하기 위해 지연없는 모델 구축 일정 관리와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프로토타입 개발과 검증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1~2주 단위로 개발 주기를 나눠 점진적으로 모델 구축을 완성하는 운영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K-AI라는 명칭이 부여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모두의 AI' 시대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본다"며 "NC AI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신뢰, 개방성, 협력을 우선 가치로 삼아 이번 프로젝트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바르코 대형언어모델(LLM), 멀티모달 AI 등 NC AI 기술뿐 아니라, 컨소시엄의 협력으로 탄생 시킨 AI 기술을 향후 K-AI 인증 모델로 공개해 널리 파급시킬 계획이다.
이어 "현재 NC AI가 우선적으로 AX 타깃으로 잡은 제조나 유통, 미디어 같은 산업군은 글로벌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며 "K-AI로서 K-테크의 AX를 도와 글로벌 진출에 힘이 되는 게 NC AI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