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맏형인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8일 참석한 전경련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3월 10일 열렸던 회장단 회의에서는 분위기가 활기찼지만 1년이 지난 오늘 열린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총선과 대선 등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대외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기업총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3월 회의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 등 17명이 참석했지만 이날 회의에는 4대 그룹 총수가 빠지고 8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7년 1월 이후 4년 2개월만에 회장단 회의장에 나왔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자리를 함께 해 21명 회장단 가운데 17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1999년 LG반도체 빅딜 이후 전경련 회의에 발길을 끊은 구본무 LG 회장과 2007년 전경련 조직 개혁을 주장하며 부회장직 사의를 표명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평소 불참했던 재계 총수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원이 참석한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날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정병철 상근부회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이건희 회장은 하와이로 출국했으며 정몽구 회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2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한 후 이날 귀국했다.
최태원 회장과 구본무 회장도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지난 1월 회장단 회의 때도 4대 그룹 총수들은 모두 참석하지 않았고 허창수 회장, 이준용 회장, 조양호 회장, 현재현 회장 등 7명만이 회의장에 나와 초라한 모습을 보여줬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여야 할 것 없이 초과이익공유제와 동반성장을 화두로 대기업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연일 포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회의에서 30대 그룹이 올해 120조원을 투자하고 신규인력을 사상 최대규모인 13만6000명 채용하는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통 큰 선물을 내놓았지만 대기업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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