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난 2019년 기업가치 470억 달러(약 63조 원)로 평가받던 위워크는 2023년 11월 미국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위워크 투자로 18조 원 이상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워크의 이례적으로 빠른 몰락은 창업자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 때문이었다.
위워크는 2010년 애덤 뉴먼과 미구엘 맥켈베이가 창업했다. 그들은 넓은 공간을 장기 임대한 뒤 작은 공간만 필요한 스타트업에 단기로 비싸게 임대하는 방식의 사업을 만들었다.
그들의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는 내렸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수요도 많았다. 스타트업은 좋은 위치에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했다. 위워크의 큰 공간에 모인 많은 스타트업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해 서로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눴다.
뉴먼은 위워크를 부동산 임대업이 아닌 IT기업으로 정의했다. 스스로를 '오프라인의 페이스북', '부동산계의 우버'라고 불렀다. 손정의는 위워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2017년 44억 달러(5조7000억 원)를 투자했다. 위워크는 더 공격적으로 임대 면적을 확대해 나갔다.
문제는 2019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불거졌다. 당시 공개된 실적은 참담했다. 3분기 영업손실만 12억 5000만 달러(1조 6000억 원)에 달했고, 매출의 90% 이상이 임대료에서만 나왔다. 앞으로 부담해야 할 장기임대금은 회사가 벌 돈보다 많았다.
창업자 뉴먼의 전횡도 도마에 올랐다. 자신이 보유한 건물을 회사에 임대하고, 브랜드 로고 'We'의 권리를 개인 명의로 등록한 후 회사에 팔았다. IPO 이전에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려는 시도도 드러났다. 본인이 사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 임명 권한을 아내에게 준다는 조항도 있었다.
결국 상장은 무산됐고 기업가치는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자금난에 빠진 위워크는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그렇게 뉴먼은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위워크는 직원 2400명을 해고하는 등 뼈아픈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위워크는 2021년 스팩 합병으로 우회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위워크는 코로나만 끝나면 사업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형태가 확산했고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위워크의 핵심 고객인 스타트업이 우수수 문을 닫았다.
결국 2023년 11월 위워크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한때 주당 12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0.84달러에서 마지막 거래됐다. 이후 2024년 6월 공식적으로 파산보호절차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회복이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위워크를 위기로 내몬 뉴먼은 '역사상 가장 역겨운 창업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인 순간에도 그는 '황금낙하산 ' 제도를 통해 17억 달러(2조 2000억 원)의 퇴직금을 챙겼다. 그의 순자산은 약 22억 달러(3조 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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