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80% 인수감염 바이러스 원숭이 반입한 생명연구원 '징계'

NST 감사위원회 2024년 종합감사…"당국에 검역 결과 보고 미흡"
생명연 "문제 원숭이 전량 반품…격리 이동해 인간 피해 없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탈리아 로마 동물원에 일본 마카크 원숭이가 과일을 먹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탈리아 로마 동물원에 일본 마카크 원숭이가 과일을 먹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인간에게 전염될 경우 치사율이 70~80%에 달하는 인수공통 바이러스 감염 원숭이 260여마리가 국내 반입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오창·정읍에 영장류 연구센터를 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이 연구용 영장류를 캄보디아로부터 2020~2021년 두 차례 수입하며 벌어진 일이다.

생명연 측은 검역 과정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발견된 원숭이는 전량 반품했고, 특수 격리차량으로 이동시켜 인간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18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생명연 종합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신종감염병 연구 목적으로 게잡이 원숭이 340여마리의 외자 구매를 진행했다.

2020년 10월 국내로 들어온 원숭이를 대상으로 생명연은 한 달간 '효소면역측정법'(ELISA) 방식으로 검역을 진행, 202마리에서 '원숭이 B바이러스' 반응(항체)을 확인했다.

헤르페스 B바이러스라고도 알려진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로, 인간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최대 80%에 달한다. 다만 인간이 감염되는 경우는 드문 편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세네카바이러스 등 4종의 바이러스 징후가 확인됐다.

감사위원회는 생명연이 감염 원숭이를 사육할 시설이 없고 수입 목적대로 활용하기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반송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관련 수출입 주무 부처인 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수입 검역기간인 30일 동안 관련 당국과 원숭이 처리 방안을 협의해야 했다"며 "수출국 캄보디아가 발행한 바이러스 비반응 검역 증명서만을 첨부·신고해 바이러스 반응 개체가 국내로 반입되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생명연은 규격조건 미달을 이유로 캄보디아 업체로부터 원숭이 340마리를 2021년 재납품받았다. 이 때도 B바이러스 반응 개체 62마리를 포함해 90마리의 원숭이가 바이러스 반응을 보였으나, 1차 납품과 마찬가지로 생명연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1차 때 들여온 원숭이 대부분(337마리), 2차 때 14마리는 수입업체를 거쳐 반품 처리됐다. 문제가 없는 원숭이 243마리만이 생명연이 사육을 결정했다. 이외 원숭이는 폐사하거나 안락사 처리됐다.

감사위원회는 영장류 연구센터 책임자 등 담당자를 징계하라고 기관에 통보했다. 또 감염 의심 원숭이들이 반품 후 유통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생명연은 감사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생명연 관계자는 "B바이러스는 검역 대상 질병이 아닐뿐더러, 항체 반응이 있었다 해서 그것이 질병에 걸렸다는 의미도 아니다"며 "당국에 알려야 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했다.

legomaster@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