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다른 플랫폼 동시 송출을 금지했다. 새 규정이 생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의 수익 창출에 걸림돌이 돼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생방송 플랫폼 경쟁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동시 송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트위치는 한번에 2가지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 커뮤니티에 최고의 방송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고 믿는다"며 "서비스 약관에서는 '동시 송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동시 송출을 '트위치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유사한 다른 웹 기반 서비스에서 생방송 또는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동시 송출 금지 플랫폼은 유튜브의 실시간 스트리밍, 페이스북 라이브, 킥(Kick), 럼블(Rumble) 등이 포함된다. 틱톡, 인스타그램과 같은 짧은 분량의 생방송을 지원하는 플랫폼은 허용된다.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 스트리머는 경고를 받고 경고가 누적되면 계정을 운영할 수 없다.
이밖에도 트위치는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축소해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9월 트위치는 동영상 송출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유튜브의 실시간 스트리밍이 최대 4K까지 지원하는 것에 비해 한참 저하된 화질이라 이용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같은해 11월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트위치의 이런 행보에 스트리머들이 플랫폼 이적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리머들은 수익 창출과 홍보를 위해 다른 플랫폼에 영상을 동시 송출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다른 생방송 플랫폼들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아프리카TV는 국내 시장에 특화된 생방송 스트리머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는 곳이라 트위치의 대체재로 꼽힐 가능성이 가장 크다.
또한 게임사들이 올해 다수의 신작도 발표할 예정이라 더욱 활성화될 게임 방송 수요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트위치의 이번 규제로 아프리카TV의 수혜 가능성을 내다보는 전망이 나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튜브가 개인방송 플랫폼으로 급부상해 자리를 잡아가며 아프리카TV를 트위치의 유일한 대체재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힘들다"면서도 "아프리카TV의 다양한 BJ 지원 체계, 타 플랫폼 동시 송출이 가능한 시스템 등을 감안할 때 아프리카TV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동시 송출 제한) 사태가 아프리카TV로의 대규모 BJ와 시청자가 유입되는 핵심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경쟁 플랫폼에서 유입되는 이용자는 단기 실적에 중요한 '별풍선' 매출보다는 장기적으로 광고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프리카TV가 시장 변화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아프리카TV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약 20% 감소하는 등 고전을 겪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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