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를 품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티빙 내에서 파라마운트+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OTT 경쟁력을 높여 국내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티빙은 파라마운트+와 오리지널 드라마, 영화 공동 제작에도 나선다.
◇파라마운트+ 결합한 티빙, "구독료 인상은 없어"
티빙과 파라마운트+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 사업 협력 내용과 전략, 시너지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티빙에는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이 공식 출시됐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할리우드 대표 메이저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가 제공하는 글로벌 OTT 서비스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게 됐다"며 "파라마운트와는 티빙 내 브랜드관 형태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크 스펙트 파라마운트 중앙&북유럽, 아시아 총괄 대표는 "오늘은 파라마운트의 사업 확장에 있어서 중추적 순간으로, 훌륭한 파트너와 아시아 시장에 첫 진출하게 됐다"며 "대한민국은 OTT 사업은 물론 콘텐츠가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활발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티빙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에서는 파라마운트+의 최신 라인업과 독점 콘텐츠가 제공된다. 또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 '대부', '포레스트 검프' 등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대표작들은 물론 'CSI', 'NCIS' 등 CBS 인기 시리즈, '스폰지밥' 등 니켈로디언의 애니메이션과 코메디 센트럴의 '사우스파크', MTV의 영 어덜트 시리즈 및 쇼타임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양지을 대표는 "가격 인상 계획은 현재 없다"며 "당분간 하나의 구독료로 두 가지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제작 등 글로벌 협력 나서
이날 발표된 양사 파트너십 내용에는 단순 콘텐츠 제휴를 넘어 오리지널 드라마, 영화를 공동 제작하는 글로벌 협력 방안이 담겼다.
마크 스펙트 대표는 "CJ ENM과의 파트너십은 단순히 티빙을 통해 파라마운트+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통해 오리지널 시리즈 및 영화 공동 제작, 콘텐츠 라이선싱 및 배포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첫 번째 공동 투자작은 '욘더'다. 이날 행사에는 '욘더'의 이준익 감독이 참여해 이번 작품을 소개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죽은 사람들이 브레인 업로드를 통해 생전의 기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미지의 공간 '욘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로, 배우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등이 참여한다. '욘더'는 올해 하반기 티빙과 파라마운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양사는 '욘더'를 포함해 7개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2년 내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박이범 파라마운트 아시아 사업 및 스트리밍 대표는 "파라마운트가 CJ ENM과 미국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시리즈를 만들고 영화를 공동 제작할 계획이 있다"며 "저희 같은 경우는 한국 오리지널만 생각했을 때 양보다 질을 우선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라마운트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스튜디오라 다양한 키 IP를 보유 중인데 이를 한국화하는 리메이크 프로젝트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TT 공동전선 확대…LGU+ 제휴도 깜짝 발표
이날 양 대표는 LG유플러스와의 사업 제휴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양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KT와는 물론이고 LG유플러스하고도 전략적 제휴가 확정됐다"며 "앞으로 KT는 물론 LG유플러스 고객들도 티빙과 파라마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KT는 티빙과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5G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가 티빙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와의 제휴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예상된다.
양 대표는 "LG유플러스 고객도 KT와 비슷한 조건으로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곧 서비스가 공개될 텐데 그때 더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CJ ENM은 2020년 10월 네이버와 지분 맞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후 네이버는 지난해 6월 티빙에 약 4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또 CJ ENM은 지난 3월 KT와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양 대표는 "네이버, KT, LGU+와의 파트너십은 물론, 파라마운트 등 더 많은 국내외 파트너들과 더 훌륭한 콘텐츠 만들어 안 볼 수 없는 OTT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OTT 시장 위기론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IPTV 전체 가입 가구의 절반 이하 수준의 고객이 OTT에 유료 가입한 걸로 추정하고 있어 아직은 엄청난 잠재 시장이 있다"며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사업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일축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