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테라의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 2.0'이 지난 28일 가동을 시작하면서 테라의 암호화폐 '루나 2'도 새로 발행됐다. 기존 루나를 뜻하는 '루나 클래식(LUNC)' 보유자들이 루나 2를 에어드랍 받게 된 가운데, 루나 2의 일부 물량은 매도가 불가능하도록 '락업(보호예수)'돼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테라 2.0은 세계 협정시 기준 지난 28일 오전 6시 정식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하드포크한 버전이 아닌, 새로운 블록체인이다.
루나 역시 '루나 2'로 새로 발행돼 루나 클래식 및 UST(기존 테라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에게 에어드랍됐다.
단, 거래소로부터 루나를 에어드랍받는 경우 거래소 별로 코인 지급 시점이 달라 아직 지급받지 못한 투자자도 있다. 일례로 게이트아이오는 에어드랍받은 루나 2를 투자자들에게 모두 배분했으나 바이낸스나 업비트는 아직 배분하지 않았다. 대부분 거래소들이 이번주 내로 배분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받아야 할 루나 2 물량을 한 번에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테라 2.0 내용을 담은 '테라 부활 계획 2' 제안에 따르면 루나를 언제, 얼마나 보유했는지에 따라 에어드랍 시 락업되는 물량이 다르다.
UST 고정 가격이 무너진 '디페깅' 현상 전 루나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 중 1만LUNA 미만의 소액 보유자는 락업 없는 물량을 30% 지급받을 수 있다. 나머지 70%는 2년간 6개월마다 락업이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디페깅 전 루나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 중 1만LUNA 이상, 100만LUNA 미만을 보유한 투자자는 1년 락업 후 2년간 락업이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100만LUNA 이상을 보유한 경우 1년 락업 후 4년간 락업 해제 기간을 거치게 된다.
디페깅 현상 후 루나를 사들인 사람들은 소액 보유자들과 마찬가지로 락업 없는 물량을 30% 지급받을 수 있다. 나머지 70%는 2년간 6개월마다 락업이 해제된다.
투자자 중 다수는 1만LUNA 미만을 보유한 소액 보유자이거나, 디페깅 현상 후 이른바 '단타(단기 투자)'를 위해 루나를 사들인 사람들이다. 때문에 락업 기간 없는 물량을 30% 지급받더라도, 나머지 70%는 향후 2년간 순차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당장 모든 물량을 에어드랍받아 매도할 수 없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미 한 번 신뢰를 잃은 테라 프로젝트가 향후 2년간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할당된 루나 2 물량을 모두 지급받으려면 최소 2년을 '존버(힘들게 버틴다는 뜻)'해야 하는데, 그만큼 프로젝트가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 루나 투자자는 "2년 동안 강제로 '존버'해야 하는데, 2년간 테라 프로젝트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잘나가던 테라 기반 디파이(탈중앙화 금융)도 다 날아간 상태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지급 받는 30%를 바로 매도한다고 해도, 나머지 70%가 2년간 차등 지급된다면 이게 피해 보상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는 루나 2가 루나 클래식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해 빈축을 샀다. 그는 지난 29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루나 2가 루나 클래식보다 커질 것이라고 보냐"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루나 2 가격은 출범 직후 급격하게 올랐다 이내 내려앉았다. 테라 2.0 블록체인이 가동된 지난 28일 오후 6시(한국 시간)쯤 코인마켓캡 기준 루나 2 가격은 2만4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두 시간 만인 오후 8시쯤 6000원대로 급락했다. 30일 오전 11시 현재는 좀 더 오른 72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