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하이브(352820)가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 전략'으로 게임 업계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체 개발한 게임을 퍼블리싱(유통)하는 차원을 넘어, 외부 개발사(Second Party) 지분 투자 등으로 다양한 지식재산권(IP)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특히 하이브는 단순 지분 투자·퍼블리싱 계약을 넘어 외부 개발사의 경영에도 참여한다. 하이브의 종속회사 대표가 외부 게임사의 이사로 재임하며 개발 상황과 투자 회사의 정보를 적극 들여다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신생 게임 개발사 '아쿠아트리'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지난 9월 취임했다. 하이브가 아쿠아트리 지분을 14.3% 확보하고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A(가제)'의 글로벌 배급권을 확보한 직후다.
아쿠아트리는 넷마블(251270)의 유명 개발진들이 독립해 세운 법인이다. 넷마블에서 '리니지 2 레볼루션', '제2의 나라'를 개발한 주요 리더 박범진이 대표다.
박 대표가 개발한 게임 라인업들은 국산 모바일게임 누적 매출액 순위권에 자리하며 넷마블 성장에 기여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나혼자만 레벨업', '왕좌의 게임' 등 주요 IP들의 개발 할당을 받기도 했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가 아쿠아트리의 비상무이사로 취임한 건 이처럼 개발력을 갖춘 유력 게임 개발사의 경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하이브IM은 하이브가 700억원을 출자해 세운 회사로, 하이브 게임 사업 부문의 전진 기지다.
정 대표가 아쿠아트리에 적을 두며 내부 '그립'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당초 넷마블은 박범진 사단이 독립법인을 준비할 때부터 아쿠아트리의 전략적 투자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넷마블은 100억원을 투자했고, 하이브는 300억원을 투자하며 하이브가 '쩐의 전쟁'의 승자가 됐다. 아쿠아트리의 보통주 지분 14.3%를 확보한 하이브는 이어 정우용 대표를 이사로 등재해 투자 회사의 정보를 공유받는다.
비상무이사는 통상 기업들이 관계자를 투자사의 이사회에 참여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 전략을 강조하며 외부 개발사와 협력을 이어가는 하이브가, 투자 회사의 정보를 속속 공유받겠다는 것이다.
한편 아쿠아트리를 둘러싼 하이브와 넷마블의 신경전과 협력이 동시에 전망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유력 IP 확보를 위해 경쟁을 벌였는데, 넷마블 방준혁 의장과 먼 친척 사이인만큼 '따로 또 같이' 협력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이브IM 관계자는 "아쿠아트리 박범진 대표 사단의 탁월한 개발 역량과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높게 사고 있고, 공고한 협력을 통해 양사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며 "하이브IM이 향후 전개해나갈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 전략을 보다 공고히 가져가려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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