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헌 SK텔레콤(017670) CEO가 지난 1일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대학(원)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특강은 SK텔레콤과 서울대학교가 10년째 이어온 AI 공동과정의 일환으로 열린 첫 수업으로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1987년 서울대학교 공법학과에 입학한 정 CEO는 약 40년 만에 강연자로 모교 강단에 섰다.
정 CEO는 "오늘 저는 기술을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니라, AI 전환의 최전선에 있는 한 기업이 지금 무엇을 고민하는지 나누기 위해 왔다"고 강연의 취지를 밝혔다.
정 CEO는 지난 1년간 SK텔레콤의 AI 전환을 주도하며 직접 도출한 'AX의 J커브' 패턴과 AX 시대의 일하는 방법론 3가지(△낯설게 보기 △극한 마주하기 △불편해지기)를 설명했다.
'J커브'는 원래 환율과 무역수지의 관계를 설명하는 경제학 이론이다. 환율이 오르면 무역수지가 곧바로 개선될 것 같지만, 수출입 물량이 조정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초기에는 오히려 악화한다. 이 형태가 알파벳 'J'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정 CEO는 이 개념을 AX에 적용했다. AI를 도입하면 곧바로 효율이 높아질 것 같지만 재교육, 업무 재설계, 데이터·조직 정비 등 기술혁신과 생산성 사이의 시차로 되레 떨어진다. 그러나 이 침체기를 견딘 조직은 어느 순간 생산성이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지론이다.
그는 "불편함의 골짜기 앞에서 돌아서면 영원히 곡선의 왼쪽에 머물지만, 이를 견뎌낸 조직은 어느 순간 J자로 꺾여 올라간다"며, "낯설게 보기, 극한 마주하기, 불편해지기가 바로 이 골짜기를 건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낯설게 보기'는 "이 일은 꼭 사람이 해야 하는가", "이 순서가 최선인가"처럼 당연하게 여겨온 전제를 의심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정 CEO는 SK텔레콤의 모든 업무 앞에 "AI를 전제로 한다면, 이 일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극한 마주하기'는 스스로를 극한 상황에 밀어 넣는 도전을 뜻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하면 오히려 동력이 된다. SK텔레콤이 제한된 GPU로 6880억 파라미터급의 초거대 독자 AI 모델 A.X K2를 개발한 것도 그 예다.
'불편해지기'는 AI 전환 초기 단계에 발생하는 불편함을 이겨내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SK텔레콤 한 개발자는 고객 요청에 따른 시스템 수정 업무를 50시간씩 들여 처리해 왔다. 이 업무를 AI로 수행하려 하자 처음에는 오히려 500시간 넘게 걸렸다. AI 에이전트를 새로 만들고 수정하며 수백 번 검증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같은 일이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 CEO는 "10년 전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오늘 우리는 'AI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묻고 있다"며 "10년 뒤 이 질문의 답을 만들게 될 여러분과 역동하는 AI 혁신 현장에서 동료로 다시 만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는 말로 특강을 마쳤다.
한편 SK텔레콤은 2026년 2학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SKT-서울대 AI 공동과정'을 개설하고 15주간 강의를 운영한다. AI 산업을 이끌어갈 다음 세대 인재를 직접 길러낸다는 목표다.
강좌는 SK텔레콤이 보유한 풀스택 AI 역량에 맞춰 커리큘럼을 △AI 앱·서비스 △AI 모델링 △AI 인프라 등 세 영역으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핵심 AI 기술 연구 성과와 상용화 사례를 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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