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 열풍이 빠르게 식으면서 원재료를 확보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재고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탕후루와 마라탕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단기간에 인기를 끌었다가 빠르게 사그라드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반짝 창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식재산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쫀쿠의 주요 원재료인 피스타치오 수입량은 올해 2월 731톤에서 7월 54톤으로 5개월 만에 9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금액도 1546만 달러에서 99만 달러로 93.6% 줄었다.
피스타치오 수입량은 지난해 12월 372톤에서 올해 1월 594톤, 2월에는 731톤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두쫀쿠 열풍과 함께 원재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카다이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제품명에 '카다이프' 등을 포함한 가공식품 수입검사 건수는 지난 2월 340건에서 6월 22건으로 93.5% 급감했다. 피스타치오 관련 수입검사 역시 같은 기간 95건에서 7건으로 92.6% 줄었다.
상표출원에서도 열기가 식은 모습이다. '두바이' 키워드 관련 상표출원은 올해 1월 23건에서 6월 단 1건으로 95.7% 감소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더욱 빠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두쫀쿠 열풍이 줄어든 것을 상당히 체감하고 있다"며 "한참 붐이 일었을 때는 재료를 구하기도 힘들었고 가격도 비싸 사장님들이 미리 구매해 놓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열풍이 식으면서 당시 확보했던 재료가 지금은 악성 재고로 남은 곳들이 있다"며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재고를 여전히 많이 가지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장님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카페에서 두쫀쿠를 판매했던 채모 씨(39)는 유행이 한창일 당시 평소보다 1.5~2배 가까이 비싼 가격을 주고 관련 원재료 물량을 확보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소비가 줄면서 남은 재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채 씨는 "당시에는 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워 가격이 비싸도 물량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유행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 몰랐는데 남은 재료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현상은 두쫀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SNS에서 특정 먹거리가 화제가 되면 관련 점포가 급증했다 빠르게 폐업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탕후루가 대표적이다. 한때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전문점이 빠르게 늘었지만 유행이 꺾인 뒤 폐업하는 매장도 잇따랐다.
탕후루 열풍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 2023년 말 전국 가맹점이 531개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7월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매장찾기에 등록된 매장은 전국 20곳에 그쳤으며 서울에서는 단 2곳만 확인됐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탕후루 전문점을 운영하다 폐업한 김모 씨(44) 역시 유행을 보고 창업시장에 뛰어들었지만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그는 "당시 탕후루가 워낙 유행이라 어느 정도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식었다"며 "손님이 줄기 시작하니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고장수 회장은 "탕후루나 두쫀쿠처럼 유행하는 제품은 개인 카페 등에서 시작해 인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프랜차이즈나 대기업까지 뛰어들 정도가 되면 이미 상품이 흔해지면서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행하는 상품만을 보고 전문점을 내기보다는 기존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추가하는 등 판매가 안 됐을 때 언제든 정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유행이 끝났을 때 자신이 감당할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유행 상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유행 초기에 시장을 선점할 경우 새로운 매출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SNS와 숏폼 등을 통해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행의 주기 역시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시기에 급격하게 상승하는 카테고리의 경우 원재료를 대량 구매하거나 설비·인테리어 등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소상공인이 특정 상품의 인기에 기대 원재료 대량 매입이나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초기에는 판매량을 지켜보면서 투자 규모를 조절하고 유행이 꺾였을 때 발생할 손실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