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희 리얼월드(RLWRLD) 대표는 1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수십 개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 모두 '우리가 가장 잘 한다'고 주장하지만, 객관적 비교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최근 로보틱스·휴머노이드 기업이 급증하면서 문제는 더 부각되고 있다.
류 대표는 "A사가 90% 성공률을 말해도 B사와 동일 조건인지 알 수 없다"며 "측정 환경, 태스크 정의, 데이터 포맷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와 제조사 모두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없어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모델 도입도 늦어지고 있다"며 덱스터리티(정밀 조작 능력) 표준의 부재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리얼월드는 해법으로 산업 현장 기반 평가 체계인 '덱스벤치'(DexBench)를 제시했다. 덱스벤치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손 기술(정밀조작 성능)의 표준 벤치마크다. 실제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관찰된 작업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류 대표는 "연구 편의가 아니라 실제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관찰된 조작 작업을 기반으로 5개 평가 도메인과 18개 핵심 태스크를 정의했다"며 "각자 최고라고 주장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언급했다.
데이터 구조는 4D+ 모션캡처 기반 멀티모달 방식이다. 손가락 관절의 3차원 위치와 방향, 접촉력, 시각 정보, 시간 축을 통합한다. 류 대표는 해당 구조가 엔비디아의 아이작 랩(NVIDIA Isaac Lab) 파이프라인과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 설계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류 대표는 "데이터 생성과 학습, 검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표준이 자리 잡으면 데이터 재사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덱스벤치는 아이작의 GPU 기반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표준 태스크를 실행하면 실제 로봇 없이도 수천 조건에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류 대표는 "결과를 다른 기업과 직접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비용과 시간 제약 없이 반복 검증이 가능한 구조로 데이터 생성과 학습, 검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은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의 벤치마크 사례와도 맞닿아 있다. 류 대표는 "MMLU, HumanEval 같은 벤치마크가 AI 발전을 가속했듯 로보틱스에도 동일한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자체 개발한 로봇용 범용 AI 모델인 'RLDX-1'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리얼월드에 따르면 RLDX-1은 8개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핵심은 독자 아키텍처인 MSAT(Multi-Stream Action Transformer)로 고차원 정보와 저차원 정밀 데이터를 분리해 각 특성에 맞게 학습시키는 구조다.
RLDX-1은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모델을 지향한다.
류 대표는 "RLDX-1은 시각·언어·촉각·관절 상태 등 이질적 데이터를 하나로 섞지 않고 별도 스트림으로 처리한다"며 "정밀 조작 데이터가 희소한 상황에서 영상 생성으로 다양한 조건의 데이터를 만들고 품질 필터를 거쳐 학습에 활용한다. 정밀 조작에 필요한 접촉·힘 신호를 훼손하지 않는 설계가 성능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 경쟁력의 본질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 위에서 작동하는 모델"이라며 "하나의 모델을 여러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면 현장 도입 리드타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 스택과의 관계도 명확히 했다. 류 대표는 "아이작, 코스모스(Cosmos), GR00T는 범용 플랫폼이고 RLDX-1과 덱스벤치는 정밀 조작이라는 가장 어려운 영역을 채우는 역할"이라며 "측정 기준과 최고 성능 모델이 함께 있어야 산업이 전진한다. 덱스터리티 영역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류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주재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젠슨 황 CEO를 만난 바 있다. 앞서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에도 초청됐다.
류 대표는 마지막으로 AI 모델을 파는 회사가 아닌 덱스터리티 AI 산업의 인프라를 설계하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1974년생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학사·석사·박사 △카이스트 경영대학원·문화기술대학원 겸임교수 △2006년 올라웍스 창업(모바일 영상인식·증강현실 기술) △2012년 올라웍스 인텔 인수·합병 △인텔코리아 상무 △2013년 퓨처플레이 창업·대표이사(딥테크 벤처캐피털) △2024년 7월 리얼월드(RLWRLD) 창업·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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