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인기에도 中企 수익성은 악화…"제조·규제 대응 역량 키워야"

브랜드·마케팅은 중소기업, 제조·규제 대응은 대형 ODM 집중
중기연 "기획-제조 연계·오프라인 유통 진출 지원 강화해야"

본문 이미지 -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이 뷰이뷰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안은나 기자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이 뷰이뷰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K-뷰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와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기획과 마케팅은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제조와 규제 대응, 글로벌 유통 역량은 일부 대형 기업에 집중돼 있어 구조적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간한 '초혁신경제 15대 분야 중소기업 현황 및 정책과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2만 8782개 가운데 99% 이상이 중소기업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은 국내 화장품 수출의 70% 이상을 담당하며 K-뷰티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K-뷰티 수출은 2013년(13억 2000만 달러) 이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24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선 106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109억 5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도 2013년 61.1%에서 지난해 70.2%까지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29.2%에서 8.9%로 감소하며 K-뷰티 산업이 중소기업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형 성장과 달리 산업 내부에서는 수익성 저하와 역량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K-뷰티 산업 가치사슬에서 중소기업은 브랜드 기획과 콘셉트 설계, 마케팅 등 전방 영역에 집중돼 있다.

반면 기능성 제형 개발과 GMP 기반 품질관리,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연합(EU) 규제 대응 등 고부가가치 제조 역량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대형 ODM·OEM 기업에 집중돼 있다.

이 과정에서 기획과 제조 간 정보 비대칭도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2020년 1만 9769개에서 지난해 2만 7932개로 41.3% 증가했지만 등록 기업 가운데 실제 생산 실적을 보고한 기업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중기연은 상당수 중소기업이 제품 기획 단계에서 제조 역량과 규제 적합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해 개발 지연이나 사업화 실패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본문 이미지 - K-뷰티 중소기업 제약 요인과 정책 과제. (중기연 제공)
K-뷰티 중소기업 제약 요인과 정책 과제. (중기연 제공)

수익성 악화도 문제로 지목됐다. K-뷰티 수출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기업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1원당 국내에 남는 부가가치는 2015년 0.364원에서 2023년 0.323원으로 감소했고, 기업의 이익을 의미하는 영업잉여 비중도 36.8%에서 25.7%로 하락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해외 규제 대응 비용 확대,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소기업의 재투자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기연은 K-뷰티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산업 내 부가가치와 이익이 제조 역량을 보유한 일부 기업에 집중되면서 중소 브랜드 기업들의 체감 성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외형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은 높은 마케팅 비용과 플랫폼 수수료, 해외 인증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25년 2분기 기준 중소 화장품 기업은 전체 매출의 13.8%를 차지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2.7%에 그쳤다. 반면 중견기업은 매출 64.0%, 영업이익 80.8%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결국 K-뷰티 성장의 과실이 산업 전반으로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기연의 진단이다.

해외 진출 구조 개선도 과제로 꼽혔다. 현재 정부 지원은 온라인 수출과 초기 바이어 발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글로벌 오프라인 유통망 진출에 필요한 공급 안정성과 품질관리 체계, 규제 적합성 확보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넘어 현지 대형 유통망 입점 여부가 기업 성장의 핵심 변수로 꼽히지만 중소기업들은 생산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 규제 대응 능력 부족으로 오프라인 유통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연은 K-뷰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획-제조 연계 및 제품 경쟁력 강화 △수익구조 안정화 및 재투자 여력 확보 △해외 오프라인 유통 진입 지원 고도화 △뷰티테크 연계 강화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장품 제조 역량 통합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파트너 매칭 서비스, 글로벌 규제 대응 컨설팅 바우처, 공동 임상시험 플랫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미정 중기연 부연구위원은 "현재 K-뷰티 중소기업은 브랜드 기획과 판매에 집중돼 있는 반면 제조와 규제 대응 역량은 일부 대형 ODM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2의 한국콜마·코스맥스와 같은 중소 ODM 기업을 육성하고, 중소 브랜드 기업과 제조기업 간 연계 생태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K-뷰티 산업이 판매와 마케팅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제조 기술과 제품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을 늘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문 이미지 - 2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다. 2026.3.27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2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다. 2026.3.27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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