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생활화학·위생용품 전성분·안전정보 공개 의무가 안전확인대상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제조업 전반에 '데이터 기반 공장'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규제 대응을 위한 데이터 관리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초록누리 등 플랫폼에 전성분과 안전정보를 통합·확대 공개해 소비자 알 권리를 강화하고 제조 단계 위해성 관리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제조·수입·유통사는 올해 7월부터 성분명과 용도, 독성 정보, 신고번호,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제출하고 적합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자발적 협약 수준에 머물던 전성분 공개가 적합확인 신고제품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사실상 성분 안전 규제로 격상되는 흐름이다.
기후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부터 생활화학제품과 일부 위생용품을 대상으로 전성분 자발 공개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전성분과 유해성 등 안전정보를 함께 공개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아울러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2026~2030년)을 통해 안전관리 대상을 넓히고 성분·독성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평가하는 체계 구축에 나섰다. 올해 5월 관련 고시 시행을 거쳐 7월부터 적용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업계는 이번 규제 강화가 인공지능 전환(AX)과 스마트팩토리 투자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와 잦은 레시피 변경이 특징인 생활·위생용품 산업 특성상 성분과 공정, 품질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하는 체계 구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ESG 및 안전 규제 강화에 대응해 생산·품질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성분 자발 공개 경험을 바탕으로 규제 대응 데이터를 브랜드 신뢰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깨끗한나라는 HL(Home&Life) 사업부를 중심으로 고객 데이터를 브랜드 전략과 연계하는 한편 공장 단에서는 설비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원료 업체와 OEM, 소규모 브랜드 등 중소기업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제품별로 수십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성분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지만 상당수 기업이 여전히 엑셀과 문서 중심 관리에 의존하고 있다.
완제품 기업의 데이터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협력사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전성분·안전정보 공개가 확대될 경우 대형사는 원료 업체에 성분 및 공정 데이터를 보다 촘촘히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AX 투자로 규제 대응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영세 업체는 규제 대응 비용이 고정비로 작용해 가격 경쟁력이 더 약화될 수 있다"며 "전성분 공개 확대와 동시에 중소기업 대상 기술·컨설팅 지원, 표준화 도구 보급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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