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범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실사지침(CSDDD),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등으로 구체화되면서 수출을 먹거리로 삼아온 중견기업들이 새로운 비관세 장벽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서울 용산 나인트리프리미어로카우스호텔에서 산업통상부와 공동으로 '중견기업 ESG 대응 간담회'를 열고 수출 중견기업의 ESG 공급망 리스크를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연이화, 동아엘텍, 다인정공 등 자동차·전자·기계 부품을 글로벌 완성차·제조사에 공급하는 중견기업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주요국의 ESG 정보 공개 및 공급망 실사 요구 강화 추세에 더해 국내 ESG 의무 공시 제도화까지 추진되면서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기업인은 "EU 고객사가 온실가스 배출량, 용수 사용량 등 세부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갑자기 공장마다 계측기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며 "중소 협력사에까지 같은 수준의 데이터를 요구해야 하는 스코프3 관리 체계를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중견기업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CBAM, CSRD, CSDDD를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구축할 ESG 전담 인력 자체를 구하기 어렵다"며 "표준 보고서 양식, 실사 체크리스트 등 표준 보고서 작성 등 중견기업의 ESG 역량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실사 기반 컨설팅 등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상현 한국생산성본부 ESG컨설팅센터 팀장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기준이 주요국 공시 제도의 기반이 되면서 앞으로 한국 기업이 어느 시장을 가더라도 ESG 공시를 피해가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산업부가 추진 중인 'ESG 공급망 지원 사업'과 '찾아가는 ESG 교육'을 시작점으로 삼아 우선 수출 비중이 높은 중견기업부터 공급망 실사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도 수출 중견기업을 겨냥한 지원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산업부는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2026~2030)을 통해 매년 조선·방산 등 주력 업종을 선정해 ESG 정보 제공, 수준 진단, 컨설팅을 묶은 업종별 지원에 나선 상태다. 올해에는 중소·중견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ESG 실사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EU뿐 아니라 일본, 호주 등도 ESG 공시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만큼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한국 중견기업에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중견기업의 ESG 경영 역량 강화를 뒷받침할 법·제도·정책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국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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