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골드만삭스가 최근 급등한 한국 증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개인의 투기적 거래 확대에 따른 단기 변동성 위험을 경고했다.
16일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 시장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견조한 기술주 실적과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근거다.
다만 한국 증시는 레버리지 ETF와 옵션, 신용융자 증가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레버리지 ETF, 옵션 변동성, 신용융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딜러의 감마 헤지가 장중 가격 움직임을 기계적으로 증폭시키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이 같은 현상은 대만보다 한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은 현재 약 400억 달러로 연초 대비 3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은 90억 달러로 280% 늘었다. 한국 시장의 레버리지 익스포저는 전체 유동주식의 약 2.6%에 달해 대만(0.6%)의 4배를 웃돌았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한국 레버리지 ETF 자산 증가분의 약 70%가 신규 자금 유입이 아닌 주가 상승에 따라 덩치가 커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상승할수록 레버리지 ETF의 매수 규모가 자동으로 늘어나고, 하락할 경우 매도 물량도 확대되면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하루 5% 움직일 경우 한국에서는 약 47억 달러 규모의 딜러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일평균 거래대금의 약 13% 수준이다. 대만의 경우 예상 리밸런싱 규모는 11억 달러로 일평균 거래대금의 약 3%에 그쳤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대만 TSMC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들 종목의 경우 레버리지 ETF와 파생상품 리밸런싱 물량이 일평균 거래량의 20%를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옵션 시장 역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 KOSPI200의 3개월물 내재변동성은 약 80% 수준으로 1년 전 20% 안팎에서 급등했다. 반면 대만 TAIEX의 3개월물 내재변동성은 약 40% 수준에 머물렀다.
골드만삭스는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핵심 포지션은 유지하되 풋 스프레드 칼라(Put Spread Collar) 등 비용 효율적인 헤지 전략을 활용해 하방 위험에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포지셔닝 요인에 따른 기술적 조정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국과 대만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보다 상향한 1만 2000포인트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쏠림 현상, 개인투자자 중심의 투기적 거래 확대 등은 단기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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