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 아저씨'로 뜬 금양, 왜 상폐까지 갔나 [손엄지의 주식살롱]

2019년 이차전지 사업진출 선언…주가 4000원→19만원 급등
공시 번복과 현금 흐름 막히면서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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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3년 이차전지 광풍의 중심에는 금양(001570)이 있었습니다. 한때 시가총액 10조 원을 넘보며 코스피 시총 60위권까지 올랐던 이차전지 기업 금양은 이제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명령을 받았고, 현재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며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금양은 어떻게 흥했고, 어떻게 상장폐지까지 가게 됐을까요.

금양은 본래 발포제 분야 세계 1위(시장 점유율)였던 평범한 정밀화학 기업이었습니다. 발포제는 열을 가했을 때 가스를 만들어 재료 안에 작은 기포를 형성하게 하는 소재입니다. 쉽게 말해 플라스틱이나 고무를 부풀려 스펀지처럼 가볍고 폭신한 구조로 만들어주는 첨가제입니다. 하지만 수익률이 좋은 사업은 아니었고 금양은 2019년 신사업 발굴을 위해 이차전지 사업진출을 선언했습니다.

테슬라의 등장으로 이차전지 테마는 상당히 주목받고 있었고, 당시 금양의 홍보이사를 맡은 이른바 '밧데리 아저씨'가 여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금양이 '배터리 대표 테마주'로 떠올랐습니다. 밧데리 아저씨는 이차전지 주가 폭등과 함께 개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됐습니다.

주당 4000~5000원대에 머물던 금양의 주가는 19만 원을 넘어섰고, 2023년 7월 금양의 시가총액은 10조 원에 달했습니다. 코스피200 지수에도 편입됐습니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캐즘이 왔습니다. 2022년 54.4%에 달했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2023년 35.2%로 낮아졌고, 2024년 상반기에는 20.8%까지 떨어지며 둔화세가 뚜렷해졌습니다.

"썰물이 빠지고 나서야 누가 벌거벗고 수영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명언이 있죠? 이차전지 호황이 잦아들자 금양의 주가는 더 빠르게 내렸습니다. 금양은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고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몽골·콩고 광산 개발 사업'을 꺼냈지만 이는 결국 상장폐지의 실마리가 됐습니다.

금양은 당초 몽골 광산 개발을 통해 2024년 매출 4024억 원, 영업이익 1610억 원이 가능하다고 공시했지만, 이후 정정 공시를 통해 매출 전망치를 66억 원, 영업이익은 13억 원으로 대폭 낮췄습니다. 기존 전망 대비 각각 1~2% 수준에 불과한 수치였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광산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의구심이 커졌고, 회사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갔습니다.

이어 금양은 반복된 공시 번복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게 됩니다. 몽골 광산 실적 추정치 논란으로 벌점 10점을 받은 데 이어, 4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철회 과정에서도 벌점 7점과 제재금 700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1년 누적 벌점이 기준치인 15점을 넘어서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코스피200에서도 자동 제외됐습니다.

자금 사정도 빠르게 악화됐습니다. 금양은 2023년 부산 기장군에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장 '드림팩토리2' 건설에 나섰지만, 공사대금 미납으로 공사가 중단됐고 부지는 강제 경매 절차에까지 넘어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했던 4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도 주주 반발 속에 결국 철회됐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마지막 기대였던 사우디아라비아 자본 투자 유치 역시 기한 내 성사되지 못하면서 현금 흐름은 사실상 막히게 됩니다. 실제로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7000억 원이 넘었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9억 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금양의 외부감사인은 2024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존속 능력에 의심이 든다"며 '감사의견 거절'을 냈고, 금양은 2025년 3월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거래정지 직전 주가는 최고점 대비 94.9% 급락한 9900원, 시가총액은 6300억 원이었습니다.

이어 2025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는 금양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이차전지로 새로운 도약을 꿈꿨던 금양은 결국 상장 48년 만에 증시 퇴출이라는 결말을 두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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