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리서치센터장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구조적 확장 구간에 진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Capex) 1조 달러 돌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000억 달러 확대, 트랜지스터 기술 진화에 따른 수혜로 "반도체가 한국 증시 레벨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센터장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는 2028년에 1조 달러(약 1400조 원)로 정점을 찍고, 2030년까지는 3조~4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엔비디아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초대형 테크 기업의 AI 인프라 경쟁이 촉발한 변화다.
과거에는 AWS·구글·메타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가 AI 데이터센터 투자의 중심이었지만, 이제 국가 단위의 소버린 AI, 오픈AI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와 같은 새로운 투자 세력이 등장하면서 투자 지형이 바뀌고 있다.
AI 인프라 시장의 초반 수혜자는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000660)였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한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점하며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렸다.
노 센터장은 "2라운드 수혜는 삼성전자(005930)가 많이 받을 것 같다"며 "HBM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새로운 판로가 확대되고 있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픈AI·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의 연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TSMC 의존도가 높았던 글로벌 고객들이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한국 기업으로 일부 수요를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은 HBM 시장이 2025년 416억 달러, 2028년에는 1077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효과가 아니라 HBM 탑재량이 2.5배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 때문이다.
노 센터장은 "2028년에는 트랜지스터의 연산 능력과 HBM 탑재량이 현재보다 2.5배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 반도체 기업의 매출은 최소 2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의 고평가 논란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반도체주는 2028년까지 실적과 주가 모두 꺾일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최선호 종목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노 센터장은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의 문제"라며 "각자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같이 봐도 좋다"고 말했다.
또 "해외 종목에서도 엔비디아와 TSMC는 여전히 제일 선호하는 종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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