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9월로 밀린 美 클래리티법…'운명의 3주' 내 결판 날까

중간선거 앞두고 9월 상원 회기 단 3주…공직자 윤리 규정 놓고 대립
SEC 자체 규정 마련해도 '법률적 효력' 한계…연내 제정 확률 10%대로 뚝

본문 이미지 - 6일(현지시간) 의회 폭동 5주년을 맞은 미국 국회의사당. 2026.1.6 ⓒ 로이터=뉴스1
6일(현지시간) 의회 폭동 5주년을 맞은 미국 국회의사당. 2026.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법, 이른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처리가 결국 9월로 넘어갔다. 공화당이 상원 본회의 심의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며 입법 불씨는 살렸지만, 법안 통과에 필요한 민주당 표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사업을 제한하는 '윤리 조항'을 둘러싼 양당의 대립도 여전하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둔 9월 상원 회기가 3주에 불과해 사실상 연내 입법 여부를 결정할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이 예상하는 연내 통과 가능성도 연초 80%대에서 최근 10%대로 떨어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존 튠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클래리티법의 본회의 심의 착수 동의안에 대한 토론 종결을 신청했다. 이에 상원은 휴회를 마친 후 법안 심의 개시 여부를 묻는 첫 절차적 표결을 할 수 있게 됐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을 구분하고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등 시장 전반을 규율하는 법안이다. 업계의 규제 불확실성을 줄일 전환점으로 꼽히지만 8월 휴회 전 처리는 무산됐다.

첫 관문은 상원 100석 가운데 60표를 확보해야 하는 토론 종결 표결이다. 공화당 의석은 53석으로,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하더라도 민주당에서 최소 7표를 끌어와야 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법안 통과 여부는 결국 표 계산의 문제"라며 "그나마 협상 창구로 알려진 민주당 의원들조차 '윤리 조항 관철'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월 회기가 짧고 중간선거 운동 기간과 겹치는 점, 백악관이 윤리 조항 수정안에 답을 내놓을지 여부도 변수"라면서도 "근본적으로 백악관·공화당과 민주당 간 정치적 힘겨루기가 법안 지연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대 쟁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윤리 조항이다.

김 센터장은 "사실상 정치적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백악관이 대통령 부부의 코인 발행·후원 금지를 받아들였으나, 민주당은 상표권 사용 수익이 그대로 유지되고 관련 조항이 오는 2029년 효력을 잃으며 집행 주체가 법무부 장관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보상 허용 여부도 풀어야 할 쟁점이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둘러싸고 지역은행들이 예금 유출 가능성을 주장하며 반발한 점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지역은행 관계자들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구하면서 8월 표결 무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9월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는 "법안이 처리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며 "튠 원내대표의 9월 법안 상정 약속을 지지한다. 9월에는 법안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친 가상자산 성향의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클래리티법을 위한 노력과 가상자산 입법을 둘러싼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이 내다보는 법안 통과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김 센터장은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클래리티법이 2027년 이전 법률로 제정될 확률은 연초 80%대에서 이달 초 13~16%까지 떨어졌다"며 "통과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9월 처리에 실패해도 법안이 완전히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클래리티법이 지난 5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한 만큼 중간선거 이후 레임덕 회기에서 재추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입법 불발에 대비해 SEC도 자체 규칙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행정기관의 규칙은 정권이나 규제 기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정치권이 9월의 짧은 회기 안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 미국 가상자산 업계의 규제 불확실성도 다시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센터장은 "폴 앳킨스 SEC 위원장도 법률로 제정돼야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행정입법의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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