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으로 돌아간 코인 시장…10%대 폭락 '트럼프 프리미엄' 흔들

지정학·통화정책 등 거시 리스크 복합 작용
"트럼프 프리미엄 약화 관측…다른 자산보다 매력 떨어져"

본문 이미지 -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이날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종가 기준 2024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인 6만6060달러를 기록했다. 2026.2.6 / ⓒ 뉴스1 구윤성 기자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이날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종가 기준 2024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인 6만6060달러를 기록했다. 2026.2.6 /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비트코인(BTC)이 1억 원 선 아래로 내려앉으며 주요 가상자산이 하루 만에 10%대 급락했다. 일부 종목은 2년 전 가격대로 되돌아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업계에선 지정학적 긴장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한 이른바 '트럼프 프리미엄'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오후 1시 52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7.56% 하락한 9660만 원을 기록했다. 당일 새벽 1억 원이 무너진 데 이어 오전 한때 9000만 원 선도 이탈했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도 급락했다. 솔라나(SOL)는 전일 대비 13.95% 하락한 11만 6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한때에는 10만 1500원까지 떨어지며 10만 원선을 위협받았다. 이는 지난 202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사실상 2년 전 가격대로 되돌아간 셈이다.

엑스알피(XRP)도 전일 대비 9.94% 내린 1931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오전에는 1658원까지 밀리며 지난 2024년 12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대표 밈코인 도지코인(DOGE) 역시 지난해 10월 수준인 136원대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시총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8.59% 하락한 285만 3000원에 거래되며 300만 원 선이 붕괴했다. 280만 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하락장은 거시적인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연구원은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연준 의장 지명으로 금리 인하 기대 후퇴, 글로벌 기술주 조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 흐름을 이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뒤 하락 폭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시 전 이사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매파 성향'으로 알려지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금·은 등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급락을 2022년 11월 FTX 파산 당시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FTX가 이용자 자금 유용과 부실 투자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자 비트코인은 같은 달 3일간 약 24% 급락한 바 있다.

다만 김 연구원은 "FTX 사태는 산업의 구조적 결함으로 신뢰가 붕괴해 유동성이 빠져나갔지만, 이번 하락장은 지정학·통화정책 등 거시 요인이 주된 배경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점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11월 대선 전부터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며 친 가상자산 정책 기대를 키웠다.

이에 따라 솔라나와 엑스알피의 경우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이더리움은 지난해 7월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 통과 이후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그러다 올해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로 가격이 크게 오른 '트럼프 프리미엄'이 약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관세 충격, 밈코인 발행 등 시장이 기대했던 모습과 현 사이의 괴리로 프리미엄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최근 가상자산이 다른 자산군 대비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점이 더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반등의 관건은 유동성 회복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클래리티법 통과 지연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따른 유동성 감소 우려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도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유출과 시가총액 감소로 유동성이 더 고갈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완화되며 시장 전반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우선 확인돼야 한다"며 "향후에는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흐르는 순환매보다 지속 가능한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이 토큰으로 환류되는 일부 프로젝트만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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