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 직업도 AI가?" 400만 일자리 위태…고소득·고학력 더 위험

AI 노출지수 상위 25% 일자리, 국내 398만개 존재
의사·회계사·공학자 등 고소득·고학력일수록 위험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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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의사, 회계사, 공학 기술자는 AI에 울고…단순 서비스 종사자, 판촉원, 가수는 웃고…'

국내 약 400만개 일자리가 인공지능(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의 AI 기술로도 수행 가능한 업무가 전체의 80%를 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6일 펴낸 'AI와 노동시장 변화'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보면 국내 일자리 중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341만개(전체 일자리의 12%)로 추정됐다.

이는 직업별 업무가 현재의 AI 기술로 얼마나 수행 가능한지 보여주는 'AI 노출 지수'를 기준으로 상위 20% 직업을 모아, 이들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합친 결과다. 예컨대 지수가 100인 직업은 해당 직업의 모든 업무를 AI에 맡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기준을 상위 25%까지 확대할 경우, 일자리는 398만개(전체 일자리의 14%)로 늘어났다. 무려 400만개에 달하는 국내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에 놓인 셈이다.

AI 노출 지수가 가장 높은 일자리(=100)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 생각하는 기계 조작원(발전 및 배전장치 조작원) 외에도 △화학공학 △금속재료공학 △식품공학 등의 기술자와 연구원 △일반 의사 △임상병리사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이런 일자리는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를 효율화하기 적합하지만, AI 노출 지수가 가장 낮은 단순 서비스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등은 대면 접촉과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화학공학 기술자는 생산 공정을 설계하고 운영하는데 AI 알고리즘이 기술자를 대신해서 공정 최적화 업무를 전부 수행할 수 있다.

오히려 AI 지수는 고소득·고학력일수록 높은 양상이 관찰됐다.

대표적인 고소득 직업인 △일반 의사(상위 1% 이내·100) △전문 의사(상위 7%·93) △회계사(상위 19%·81) △자산운용가(상위 19%·81) △변호사(상위 21%·79)는 AI 노출 지수가 높은 반면 △기자(상위 86%·14) △성직자(상위 98%·2) △대학교수(상위 98%·1) △가수 및 성악가(99%·0)는 AI 노출 지수가 낮았다.

(한은 제공)
(한은 제공)

보고서를 쓴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한지우 조사역과 오삼일 팀장은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며 "AI가 비반복적·인지적 업무를 대체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졸 이하 저학력자나 중간소득 근로자는 과거에 이미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에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와 달리 AI는 고학력·고소득자를 타격할 것이란 예상이다.

업종별로도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제조업 등 고생산성 산업을 중심으로 AI 노출 지수가 높았다. 반면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업은 예상대로 AI 노출 지수가 낮게 측정됐다.

그럼 AI에 노출된 정도가 많은 직업은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보고서는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가 도입된 이후 관련 일자리가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진 점에 비춰볼 때 AI 역시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만일 AI의 영향력이 소프트웨어 도입 때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AI 노출 지수가 10백분위수(percentile) 높은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포인트(p)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도 2%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고서는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며 기업의 AI 활용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므로, 현시점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전반적인 노동수요 증가와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생산성 효과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대체효과는 특정 그룹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교육 및 직업훈련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AI 기술은 소비자 후생 감소, 이윤 독점 심화 등의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규제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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