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30일 "(독립유공자) 훈격 재조정 평가 기준에 대해 4월에 공론화하겠다"면서 "더 이상 이 문제를 덮어놓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허영·김현정·이정문·임호선 의원이 공동 주최한 '독립유공자 훈격 재평가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장관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이 아닌가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면서도 "국가보훈부 장관이 된 이후 '너무 정량평가를 했다', '정부의 성격에 따라 유공자 훈장이 수여됐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4월 공청회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공론화를 거쳐서 최소한 이의가 없도록 추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첫 발제를 맡은 김주용 원광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1962년부터 본격적인 서훈이 이뤄졌을 당시 서훈 대상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제한했고, 이마저도 독립운동에 관한 적극적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원전 자료가 있어야 했다"면서 "당시 독립운동사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발굴되지 않아 참고할 자료가 충분치 않았고, 관련 연구도 미흡했기 때문에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대해 이론이 제기될 여지가 일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훈 제도는 개정 상훈법이 시행된 1990년부터 큰 전환을 맞았고, 이러한 전환에는 학계의 독립운동 연구 확대도 한몫했을 것"이라면서도 "국외 민족해방운동 연구의 향후 과제는 주목받는 인물에 대한 연구 경향을 탈피하고 역사 공간과 장소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훈격 재조정이 다른 독립운동가 유족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다가오는지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이는 개인과 가문의 영광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동체의 문화적 자산이기 때문"이라며 "이미 서훈한 독립운동가들의 훈격을 조정하는 일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절차상 어떠한 하자도 없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 발제에 토론을 맡은 황민호 숭실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보훈부 홈페이지 '독립유공자 공적 정보' 1962~1990년까지 4358명이 등재돼 있다"면서 "이들 가운데 연구 성과를 반영해 등급을 재조정할 인물이 있는지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경신참변(庚申慘變) 당시 순국한 이들의 전수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며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단독 연구 과제 중 '국외독립운동사연구'로 지원·수행되는 연구가 없는 것에 대해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독립유공자 공적 재평가의 범위와 선정 방안을 발표한 황선익 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 교수는 "기존 독립유공자 서훈 제도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실질적 필요성을 감안할 때 상향 검토 대상자에서 '행적 이상자'는 원칙적으로 배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행적 이상 인물이 재평가 대상이 되거나 특정 인물이 표적 검토된다면 재평가 전반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공적 재평가 대상을 선정하는 데 절대적 기준은 '누락 공적'(혹은 추가 공적)이 확인되는 인물을 대상으로 하고, 그 후보자 추천에 대해 예외를 둬선 안 된다"면서 "대통령장(2급)~독립장(3급) 수훈 인물을 우선 대상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고 추가 공훈의 정의, 공적 재평가 시 포상 기준 산정, 공적 재평가 심사 및 시행 방안을 수립해 확대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황 교수는 공적 재평가 방안으로 "임시정부 및 독립운동 단체상 직위, 독립운동 기간, 수형 기간, 순국 여부 등 '누락 공훈'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추가 파악/발굴 공훈'으로 삼고 재평가의 근거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제안했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 훈격 재조정과 관련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오는 4월 말쯤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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