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B'를 활용해 차세대 치료접근법(모달리티)인 짧은 간섭 RNA(siRNA) 치료 물질을 뇌와 전신 조직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이번 연구 성과가 기존 항체 치료제 전달기술을 넘어 RNA 치료제 등 차세대 모달리티까지 아우를 수 있는 그랩바디-B의 확장성이 입증됐다고 평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와 미국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전문 기업 아이오니스는 최근 그랩바디-B를 활용한 공동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논문 공유 커뮤니티인 바이오아카이브에 게재했다. 바이오아카이브는 학술 논문이 정식 출판되기 전 연구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저장소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아이오니스는 IGF1R을 표적 하는 그랩바디-B를 약물전달기술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질병 유전자를 억제하는 siRNA를 결합한 '항체 siRNA 접합체'(ARC)를 개발하고 그 효능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맥 주사(IV)를 통해 투여된 그랩바디-B 적용 ARC는 대뇌피질과 시상하부 등 뇌의 깊숙한 곳에 도달해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siRNA와 같은 유전자 제어 물질은 질병 원인 단백질 생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어 차세대 약물로 꼽힌다. 하지만 물질 특성상 BBB를 통과하기 어려워 뇌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그랩바디-B가 뇌혈관 내피세포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해 뇌 조직 내부로 약물을 운반하는 기전을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한 결과다. 시각적 분석에서 그랩바디-B 적용 ARC는 뇌 미세혈관과 신경세포 주변에서 뚜렷한 분포를 보이며 향상된 전달 효율을 보였다.
추가 분석 결과 그랩바디-B 적용 ARC는 전신 투여 시 간, 폐, 심장, 골격근 등 주요 말초 조직에서 일반 siRNA 대비 높은 유전자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골격근에서는 낮은 용량 투여만으로도 약 50% 수준의 유전자 억제 효과를 거두며 근육 조직에 대한 높은 민감도를 입증했다.
간 조직에서는 항체 셔틀을 결합했을 때 일반 siRNA 단독 투여보다 약물 축적량이 약 170배 증가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가 뇌 질환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근육 질환이나 대사 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임을 의미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는 업계에서 주로 연구되던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TfR은 철분 대사와 관련돼 적혈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랩바디-B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뇌 조직 내에서 균형 잡힌 발현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랩바디-B는 이번 연구에 기반을 두고 siRNA뿐만 아니라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다양한 유전자 제어 약물들을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로 입지가 굳어질 전망이다.
다양한 차세대 모달리티에 그랩바디-B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 결과가 확보되고 있는 만큼 추가 기술이전과 파트너십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뿐만 아니라 RNA 치료제 개발 기업까지 사업개발 대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siRNA 치료제는 우수한 효능에도 간 이외의 조직으로 보내는 전달 기술이 최대 난제였다"면서 "에이비엘바이오가 그랩바디-B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글로벌 제약사 등과의 추가적인 기술이전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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