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한국MSD가 차세대 폐암 신약 후보물질 'MK-1084'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를 병용하는 임상 3상에 돌입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키트루다 큐렉스를 승인한 이후, 기존 정맥주사(IV) 위주였던 투여 방식을 SC 제형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MK-1084+키트루다 SC 병용요법에 대한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글로벌 다국가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국내 환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승인된 임상시험은 KRAS G12C 변이를 보유한 진행성·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연구진은 △MK-1084+키트루다SC+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 병용군과 △키트루다SC+화학요법(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페메트렉시드) 대조군을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주요 평가 변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OS)이다.
국내에서는 경희대병원, 부산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등 6개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국내 환자들이 글로벌 임상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KRAS 변이는 폐암뿐 아니라 췌장암, 대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견되는 대표적 종양 유전자다. 이 중 KRAS G12C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비교적 흔히 나타나지만, 오랫동안 난치성 변이로 꼽히며 치료제가 제한적이었다.
앞서 암젠의 '루마크라스'(소토라십)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자회사 미라티의 '크라자티'(아다그라십)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나, 두 약제 모두 2차 치료제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어 1차 치료제는 아직 없다. 국내에서는 루마크라스만 허가돼 환자 접근성은 더 제한적이다.
MSD가 개발 중인 MK-1084는 KRAS G12C를 겨냥한 공유결합 억제제다. 암세포의 성장 신호를 차단해 종양 진행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후보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3상에서 키트루다SC와 병용해 임상적 효과를 검증하게 된다.
또 이번 연구는 투여 방식의 변화를 시험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MSD는 이미 지난해 'MK-1084+키트루다 정맥 주사(IV)'와 '키트루다+위약'을 비교하는 글로벌 3상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은 동일한 약물을 기반으로 하되 피하주사 제형의 키트루다와 결합해 효과를 평가하는 확장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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