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판 도입되는 KBO리그, 선수들 우려도…"어디까지 믿을지"

선수협 회장 김현수 "칠 수 없는 공 라인 통과할 때도 있어"
피치 클록 도입은 주자에 유리…정수빈 "눈치 싸움 늘어날 것"

LG 트윈스 김현수.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LG 트윈스 김현수.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내년 시즌 프로야구는 '로봇 심판'으로 통하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 클록(Pitch Clock) 등의 도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판정 논란이 줄어들고 경기 진행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정작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우려가 없지 않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김현수(LG 트윈스)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1일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너무 많은 게 한 번에 바뀌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면서 "KBO에서 잘 적응하게 도와준다고 했으니 일단 따라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 심판 같은 경우 타석에서 눈으로 볼 때 칠 수 없는 공들까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날 때가 있다"면서 "그런 공들을 과연 스트라이크로 처리해야 할지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최초 스트라이크 존 설정 기준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김현수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과연 라인을 통과한다고 해서 전부 스트라이크로 볼 것인지도 정확한 연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KBO에선 일단 시행해보고 혼란이 있는지를 본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게 진행되면 너무 늦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화는 피치 클록이다. 아직 KBO리그에선 정확한 규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해당 규정을 적용한 메이저리그에 따르면 투수는 누상에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을시 20초 이내에 반드시 투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타자는 피치 클록 종료 8초 전까지 무조건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피치 클록. ⓒ AFP=뉴스1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피치 클록. ⓒ AFP=뉴스1

김현수는 피치 클록에 대해서도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야구의 경우 아무래도 사인이 많다. 그래서 피치클록이 잘 활용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면서 "확실히 경기 속도는 빨라질 텐데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피치 클록의 경우 발빠른 주자들에게는 유리한 규정이다. 실제로 올해 메이저리그에선 피치 클록과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 맞물리며 도루 갯수가 크게 늘어났다.

올 시즌 KBO리그 도루왕 정수빈(두산 베어스)은 "큰 변화가 올 것 같다"면서 "나에겐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눈치싸움이 많이 생겨날 것 같다"고 했다.

역시 발빠른 주자인 박해민(LG 트윈스)은 "아직 베이스 크기나 견제구 등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확언은 어렵다"면서도 "도입이 된다면 주자들에게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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