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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욕정이 부른 참극…20대, 세 모녀에 흉기 휘둘러 여대생 숨져

강도짓하려다 돌변…비명에 범행 들통날까봐 일가족 살해 시도
판사 "꽃다운 생명이 안타깝게 스러져 가…" 징역 25년 선고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2-11-16 05:00 송고 | 2022-11-16 11:56 최종수정
© News1 DB

2012년 3월 새벽 부산 연제구 한 주택에 남성 A씨(당시 27세)가 세 모녀가 자고 있던 틈을 타 대문 담벼락을 넘어 침입했다. A씨는 창문을 열고 살금살금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겨 흉기를 집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금품을 훔치기 위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방에서 자고 있던 여대생 B씨를 보고는 돌연 욕정이 생겨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A씨가 옷을 벗기려 하자 B씨는 비명을 지르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깜깜한 방에서 B씨가 홀로 느꼈을 공포는 미뤄 짐작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A씨는 흉기를 휘둘러 무고한 대학생을 숨지게 했다. 

그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바로 옆방에서 자고 있던 B씨의 어머니와 초등학생 여동생이 혹시나 비명을 들었나 하는 불안감에 A씨는 곧장 그들이 있는 방으로 이동했다.

A씨는 B씨의 어머니와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여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으나 다행히 B씨의 어머니가 흉기를 잡고 저항한 끝에 A씨가 달아나 둘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까 일가족을 모두 살해하려 했던 A씨는 범행 이후에도 변명에만 급급했다. 그는 법정에서 형량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B씨를 살해하고 나서 옷을 벗긴 것이지 처음부터 성폭행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았다.

재판부(부산지법 형사6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수사기관에 "여자를 살해한 후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고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한 것을 따져보면 A씨가 살해 후 B씨의 옷을 내릴 만한 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대학생이었다. 앞날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찼던 그의 인생은 A씨의 광기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졌다. 

재판부도 이를 두고 "꽃다운 한 생명이 안타깝고 허무하게 스러져 갔다"며 "자칫하면 일가족이 한순간에 몰살당할 뻔한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을 뻔했다. 야간에 불특정의 주거에 침입해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는 엄중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B씨의 어머니와 여동생 역시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심신 미약 상태(충동조절능력 저하)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재범위험성 평가에서 '높음' 평가를 받은 점을 고려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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