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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작년 임대료만 총 2583억 매장당 2억…건물 왜 안 살까?

풍부한 현금 유동성으로 전국 매장 100% 임차 운영
"부동산 보유 리스크 싫다"…글로벌 전략 때문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20-04-07 06:10 송고 | 2020-04-07 07:39 최종수정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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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해 매장 임대료로 무려 2500억원 넘게 지불한 것으로 나타냈다. 매장당 평균 임대료가 2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 매장을 100%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매장당 매출이 평균 13억원에 이르는데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임차 대신 매장 소유로 방향을 튼다면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득까지 노릴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는 전세계 매장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을 따른 것이어서 앞으로도 매장을 직접 소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 2019년 임대료 2583억원…매장당 평균 2억원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 임대료로 약 2583억원을 지불했다. 매장 수(1378개)를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매장당 평균 임대료가 1억87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스타벅스의 임대료 지출 내역을 보면 월세 계약은 고정금액과 변동 임차료 형태로 이뤄졌다. 변동 임차료란 매출 대비 일정 비율을 월세로 내는 것을 말한다. 매출이 증가할수록 스타벅스가 부담하는 임차료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지난해 변동 임차료(1672억원)는 전체 월세 금액에서 65%를 차지했다.

건물주 입장에선 임대료 연 2억원을 내는 임차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변동 임차료로 스타벅스를 유치하면 5∼10년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다. 2019년 스타벅스 매출은 1조8695억원으로 전년 (1조5223억원) 대비 3472억원 증가했다. 매장 한 곳이 1년 동안 13억5000만원을 팔았다는 얘기다. 임대인은 월세를 지불한 능력이 탁월한 스타벅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부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동인구를 늘려 놓는다. 임대인은 추후 건물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일부 건물주는 스타벅스에 입점을 의뢰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인은 매출이 꾸준한 스타벅스와 변동 임차료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스타벅스가 계약 종료로 운영을 포기해도 상권이 형성돼 후발 입점 업체로부터 높음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임차 고집" 현금 유입 꾸준해…월세 부담 적어

스타벅스가 1년에 부담하는 임대료는 서울 주요 상권 빌딩을 매입할 수 있을 정도의 목돈이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대신 부동산 투자를 택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은 크게 늘 수 있다.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추후 건물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글로벌 원칙에 임차 원칙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장 역시 임차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타벅스 고집은 풍부한 현금 흐름에서 나온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상이 사실상 없는 '현금 장사' 탓에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8년 1020억에서 지난해 1662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1751억원이다. 월세가 영업이익보다 800억원가량 많았지만 실적 성장이 임대료 부담을 상쇄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경기 침체 시 현금이 부동산에 묶이면 자금 유동화에 빨간불이 켜진다. 건물 시세 상승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대형마트가 점포를 팔고 다시 임차로 들어가는 '세일앤리스백'을 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가 점포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2500억원이란 현금으로 부동산 투자를 선택하면 당장 추가 이득을 챙길 수는 있을 것"이라며 "스타벅스는 투자보단 업종에 맞는 영업만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타벅스 전국 매장은 꾸준하게 늘고 있다. 변동 임차료 계약 탓에 임대로 총액 3000억원 돌파는 시간문제다. 다만 가맹이 없는 탓에 다양한 조건을 분석하고 신규 매장을 낸다. 건물주가 재계약 시 무리하게 임대료를 높이면 매장 철수를 선택하기도 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 반응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며 "국내 농산물을 이용한 신제품과 편의성을 확보한 IT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매출 성장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임차인의 가장 큰 고민인 '쫓겨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도 이같은 임차 방식이 가능한 또다른 이유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스타벅스보다 더 임대료를 많이 낼 임차인을 구할 수도 있지만 건물 가치를 놓고 보면 스타벅스가 있는 편이 더 유리하다. 특히 스타벅스 매출이 늘어나면 임대료 역시 늘어나는 구조여서 굳이 스타벅스를 내보낼 현실적인 이유도 없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장사가 좀 잘 되면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항상 가질 수밖에 없다"며 "스타벅스의 경우 이런 위험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매장을 소유해야 하는 큰 이유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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