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째 같은 기준금리…한은 "물가 2% 안정 확신 아직 일러"(종합)

한은 금통위, 작년 1월 마지막 인상 이후 동결 기조 고수
'긴축 적절' 강조하면서도…근원물가 낮추며 "물가 낮아질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9회 연속 동결이다.

물가 안정을 확신하긴 이르며 앞으로 미국 등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근원물가 전망치를 낮추는 등 금리 인하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을 아예 꺾어놓지는 않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마지막 인상 이후 약 13개월 동안 같은 수준의 기준금리 운용이 이어지게 됐다.

금통위는 물가가 지난달 2%대 후반으로 하락하는 등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안정 목표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도 점검할 필요가 있는 만큼 긴축 기조 유지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국내 물가 추이와 관련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난달의 평가 문구를 삭제하고, 미국의 통화정책 점검 필요성을 지난달에 비해 강조한 것이다.

향후 물가는 잠깐 높아졌다가 다시 더딘 속도로 둔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이후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과 비교해 0.1%포인트(p) 하향 조정한 2.2%로 제시했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한은의 근원물가 둔화 전망이 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일 수 있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경기와 관련해서는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낮은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주택 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세를 지속하였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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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은 이번에도 역대 최대인 2%p를 유지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 인하에 나설 예상 시점을 기존 3~5월에서 6월로 늦췄다. 미국 내 물가·고용 등의 지표가 깜짝 호조를 보이면서, 연초 빠르게 확산했던 인하 기대 심리가 한풀 꺾인 것이다.

연준의 인하 예상 시점이 지연되고 불확실성마저 커진 만큼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다. 금통위가 대외 정책 여건에 대한 점검을 보다 강조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번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뉴스1>이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원이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린 이후 2021년 주요 선진국보다 먼저 인상에 돌입해 1년 반 동안 10회, 총 3%p에 달하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1년 동안의 동결 기조 끝에 지난 1월에는 '추가 인상 필요성'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앞으로의 인상 여지를 사실상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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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날 금통위 결과와 함께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과 같은 2.1%로 제시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도 기존과 동일한 2.6%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역시 직전 전망치와 같은 2.3%, 2.1%로 각각 내다봤다.

국내 경제 여건에 대한 한은의 판단이 지난 연말연초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진 않았으며, 이에 기존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하지 않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2% 안정 목표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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