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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해방되는 시간"…도파민 디톡스 '송글송글 찜질방'

T팩토리 체험형 전시…폰 찾자마자 "인증샷 찍으려고요?" 핀잔도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24-02-09 09:05 송고
서울 홍대에 있는 'T 팩토리' 입구.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서울 홍대에 있는 'T 팩토리' 입구.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잠이 든 것도, 아픈 것도 아닌데 휴대전화 없이 시간을 보냈다. 

SK텔레콤(017670)이 청년세대의 도파민 중독 탈피를 위해 마련한 체험형 전시 '송글송글 찜질방, 도파민 쫙 빼드립니다'. 재밌는 콘셉트지만 마냥 웃어 넘기기도 어렵다.
이달 6일 찾은 서울 마포구 정보통신기술(ICT) 복합문화공간 T 팩토리에는 송글송글 찜질방 체험 전시가 마련됐다.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한 힐링을 선물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이 독특한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인증을 하고, T 팩토리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해야 했다.

이후 도파민 중독 테스트 10개 문항이 담긴 진단지를 받아 스스로의 도파민 중독 지수를 점검하면 된다. 양심적으로 말이다. 

해당 문항은 '하루에 커피 2잔 이상 마신다', '식사 시간 혹은 자투리 시간을 자주 폰과 함께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폰을 찾는다' 등이다.  
6일 T 팩토리에서 확인한 스크린타임 화면 갈무리. 아이폰에서는 '설정-스크린타임'에서, 갤럭시에서는 '설정-디지털웰빙 및 자녀보호기능'에서 스크린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이중 '일 평균 스크린타임(스마트폰의 평균 사용시간)이 4시간30분 이상이다'는 문항을 체크하기 위해 잠시 헤매다 직원의 안내를 받았다.

결과는? '중독' 기준으로 제시된 시간보다 무려 4시간 가량이 초과된 '9시간16분'으로 나왔다. 10개 항목에 모두 체크했으니 도파민 중독 지수는 100점.

함께 설명을 들은 이들 중 테스트에서 100점이 나온 사람은 혼자였다. 안내해주던 직원은 '웃픈' 얼굴로 자신의 스크린타임도 비슷하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6일 T 팩토리에서 디톡스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돌려 받아 '76번' 팔찌와 함께 찍은 인증샷.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6일 T 팩토리에서 디톡스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돌려 받아 '76번' 팔찌와 함께 찍은 인증샷.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전시 참여의 시작은 '휴대전화 맡기기'로 시작했다. 찜질방 입구처럼 생긴 락커존에서 휴대전화와 찜질방 팔찌를 교환하면서 디톡스를 시작하는 셈이다. 휴대전화는 디톡스 체험을 모두 마친 뒤 찾을 수 있다. 물론 언제든 퇴장도 가능하다.

전시장에는 독서, 명상, 퀴즈 등의 코너가 준비돼 있었다. 얼핏 봐도 30명 정도 돼보이는 참여자들은 분주히 자신만의 디톡스를 체험 중이었다.

친구, 연인들끼리 온 경우가 가장 많아 보였지만 혼자 온 사람도 있었고, 자녀와 함께 온 경우도 있었다. 부지런히 그 가운데 끼어들었다.  

T 팩토리 관계자는 도파민 중독 지수 100점이 적힌 진단지를 본 뒤 "도파민 중독 지수 100점은 하루에 한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도 "꼭 점수를 다 채우고 인증서(타월)를 꼭 받아 가라"고 응원해줬다.

사실 디톡스 점수는 둘째 치고 책을 읽고, 숨은 그림 찾기를 하거나 퀴즈를 푸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간만에 힐링하는 기분이 들었다.  

6일 T 팩토리에서 디톡스를 마친 뒤 인증서(타월)까지 받아 찍은 인증샷.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6일 T 팩토리에서 디톡스를 마친 뒤 인증서(타월)까지 받아 찍은 인증샷. /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그래서일까. 40~50분 정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두 배인 1시간30분이나 지난 사실은 휴대전화를 받고서야 알았다. 

이처럼 휴대전화가 주변에 없으니 전시장에서 시간을 알 수 없어 불편했고, 또 자꾸만 몸 어딘가에서 휴대전화 진동이 느껴지는 듯 했다. 한편으로는 업무시간에 와서 체험했더라면 더욱 더 힐링이 됐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락커존에서 휴대전화를 먼저 받고, 인증샷을 찍은 뒤 찜질방 팔찌를 돌려주겠다고 말했더니 "디톡스를 다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웃음 섞인 핀잔이 이어졌다. 분명 1시간30분의 디톡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중독임에 틀림 없었다. 

전시는 3월31일까지 진행된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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