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다이징 전문 中企 "살아남겠단 절박함에 스마트공장 도입했죠"

[중기 In&人]기초단계부터 고도화까지 선진 사례 '파버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기업 코칭 가능한 '전문가 집단' 필요"

편집자주 ...지방의 작은 중소기업에서 만든 부품이 하나 둘 모여 전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한국산 휴대폰이 되고 자동차가 된다. 이것이 바로 중소기업의 역할이고 힘이다. [중기 In&人]에서는 한국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계의 면면을 깊이 있게 소개하고자 한다.

본문 이미지 - 최영진 파버나인 부장이 서울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공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최영진 파버나인 부장이 서울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공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스마트공장 도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나서 '못 팔고 버려야 하는' 재고자산이 감소했습니다. 재고관리가 용이해지자 생산·관리하는 품목도 6만7000여개로 늘어났고요. 원가관리가 수월해져서 이익률도 높아졌습니다."

2016년 기초단계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과 지난해 고도화 단계인 자동화 시스템 지원사업에 참여한 파버나인은 '생존전략'의 하나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 전략이 주효해 도입 첫해(2012년) 매출액은 464억원에서 2021년 823억원으로 늘어났다.

1989년 설립된 파버나인은 뿌리산업인 알루미늄 표면 처리 전문 기업이다. 알루미늄과 메탈 소재를 가공, 친환경 표면처리 공정을 거쳐 프리미엄 TV, 생활가전, 의료기기 등 외관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아노다이징(알루미늄 착색 가공법) 기술을 개발해 10년여간 삼성전자의 알루미늄 외관 단일 협력사 지위를 유지 중이다. 파버나인의 자동 아노다이징 라인은 국내 최대 규모다.

파버나인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주도한 최영진 부장은 사업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서 업무 전반을 디지털화할 필요성이 높아져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사람 손으로 기재한 뒤 사무실로 가져와 컴퓨터에 입력하고 다시 현장에 데이터를 가져다줘야 했다"며 "발주에 맞추기 위해 생산에 급급한 구조에서 시스템, 관리, 프로세스의 기반이 잡힌 생산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본사 내부 ⓒ News1 이민주 기자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본사 내부 ⓒ News1 이민주 기자

그는 "스마트공장 전환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비슷한 업종의 선례를 직접 찾아가서 보고 공부하고 배워왔다"며 "그 결과 2012년 ERP(전사적 지원 관리 시스템)를 도입하고 2016년 MES(생산 실행 프로세스)를 도입하면서 실적 자동화를 통해 작업 효율성이나 시간을 관리하고 불량, 생산계획 등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사업 규모는 점점 커졌다. 국내 광주 추가 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2017년에는 베트남, 2022년 멕시코에까지 공장을 세웠다.

곧이어 파버나인은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할 목적으로 2020년과 2022년 정부 '스마트공장 자동화 시스템 지원사업'에 재차 참여했다.

최 부장은 "중기부 지원을 받아 기초단계 스마트공장 정립에 성공하고 나니 고도화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설비와 생산데이터를 현장에서 축적·관리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했고 이 데이터를 품질 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 발생하는 즉시 사무실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실시했다"고 했다.

이때는 PLM(제품생에관리)을 기준으로 최초 도면부터 작업사양서 관리 및 동기화를 위한 프로그램 도입을 지원받았다. 지난해에는 앞서 구축한 MES를 고도화해 현장 설비와 직접 연계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본문 이미지 -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본사 내부에 로봇팔이 움직이고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본사 내부에 로봇팔이 움직이고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스마트공장 도입 결과, 현장 재고자산이 감소했고 그 덕에 이익률도 높아졌다. 관리가 쉬워지자 취급 품목도 5만여개에서 최근 6만7000여개로 늘릴 수 있었다.

최 부장은 "재고 정확도가 2016년 54%에서 최근에는 94%까지 일치했고 장기재고 폐기액도 2017년 18억원에서 지난해 8억여원으로 줄었다"며 "공정별 재고 등 현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자 관리 품목 수도 6만7000여가지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이 투명해지자 고객사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신뢰가 쌓이자 맡기는 수주양도 늘었다. 최 부장은 "(공정이) 추적이 가능하다 보니 이 제품을 언제 생산했는지 등의 이력 확인이 가능해졌다"며 "그러자 고객사에서도 자사를 신뢰하고 (일감을) 맡겨준다. GE 경우에도 스마트공장 도입 후에 수주를 늘렸다. 타 고객사들도 시스템 안정화에 따른 보답차원에서 (납품할) 물량을 더 주더라"고 전했다.

장기 목표는 전 생산라인의 전자동화다. 전 세계 생산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 전반을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전환(DX)도 추진한다.

최 부장은 "현재는 사람과 기계가 협업을 하는 형태다. 사람이 물건을 가져다 놓고, 이를 기계가 가져다 작업하는 형태"라며 "이런 부분까지도 모두 자동화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했다.

본문 이미지 -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본사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에 장비 활용 현황이 나타난다. ⓒ News1 이민주 기자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파버나인 본사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에 장비 활용 현황이 나타난다. ⓒ News1 이민주 기자

그는 스마트공장 도입에 중기부 지원사업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더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는 기업 코칭이 가능한 '전문가 집단'을 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부장은 "스마트공장 도입 과정이 분절된 것이 아니라 연속성 있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이 과정을 개별 기업에서 설계하고 기술 보급 업체에 의지해 진행하고 있다"며 "스마트공장 구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도와줄 수 있는,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해주기도 하고, 연속성 있는 플랜을 세워주고, 추진 과정을 점검도 해주는 전문가 집단이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스마트공장 도입을 고민하는 후배 기업에게는 "좋은 사례를 직접 찾아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장은 "제조기업이라면 다변화하는 품목, 소비자 니즈를 맞추기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이 꼭 필요하다"며 "먼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겠다. 발로 직접 뛰어야 한다. 물어보고 남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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