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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못올리면 총선 전 전기료 인상 난망"…절박한 한전, 고심하는 정부

한전 "2~3주내 특단 자구안 공개"…10말11초 요금인상 분수령
'200조 부채' 인상폭도 관건…찔끔 인상 시 '코끼리 비스킷'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2023-10-04 17:16 송고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량계량기의 모습. 2023.6.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량계량기의 모습. 2023.6.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물가잡기 난제 사이에서 정부의 전기요금 결단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3주 내 특단의 추가자구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이르면 이달말 4분기 전기인상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정치권과 정부 안팎에선 4분기 요금인상 여부 결정 이후엔 내년 2분기 총선 전까지는 추가 요금인상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요금을 올려도 소폭에 그칠 경우 47조원의 적자와 200조원의 누적부채 해소엔 역부족이어서 전기요금 논란은 미봉책에 그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간담회를 통해 특단의 자구안을 2~3주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구안 수위에 대해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는 규모"라는 표현을 쓰며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안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김 사장과 한전 측은 천문학적인 부채 해소를 위해선 요금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간의 자구안에 더해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 비용절감은 한계가 분명하고, 재무구조 개선의 근본 해결책은 요금 정상화만이 유일하다는 호소이다. 전력계통 및 에너지 신산업 미래 투자, 전력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올해 기준연료비 인상 요인을 KWh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사실상 고정비용으로 분류되는 기후환경요금 1.3원과 연료비 조정단가 5.0원을 제외하면 KWh당 45.3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올 1~2분기 두 차례 걸쳐 인상한 금액은 KWh당 19.4원에 불과해 KWh당 25.9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우리나라 4인가구 기준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307KWh 수준이다. 한전 요구대로 KWh당 25.9원 인상안이 받아들여지면 4인가구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월 전기요금액은 7951원 수준이다.

전체 전력수요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가정용 요금 반발도 부담이지만, 전력수요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계·소상공인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대목이다. 경제활동 전반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가뜩이나 국제유가 인상으로 물가잡기 총력전에 돌입한 정부로선 전기료 인상 카드를 섣불리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한전이 향후 2~3주 안에 특단의 자구안 공개를 천명한 만큼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 및 인상폭 결정은 이르면 이달말, 당정협의 등 조율 상황에 따라선 11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의 자구안이 나오면 정부여당은 이를 토대로 우선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성에 대한 대국민 설득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제유가 및 물가 추이, 전망 등 분석을 토대로 4분기 전기요금을 최종 확정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국회 산중위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전 부채 문제도 시급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올해 연말까지 경제, 수출 실적을 어떻게 끌어올려 선방하느냐가 선거에는 더 중요하다"며 "12월말(내년 1분기 전기요금)과 3월말(내년 2분기 전기요금)은 총선에 너무 임박한 시점이다. 요금을 올리게 된다면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사옥이 25일 밤 9시가 넘어서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2023.9.27./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사옥이 25일 밤 9시가 넘어서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2023.9.27./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정부가 어렵사리 요금인상 결단을 내려도 인상폭이 에너지업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한전 재무구조 개선은 미봉책에 그칠 전망이다.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이 지난 5월 소비자에게 판매한 판매단가는 ㎾h당 138.8원, 구입단가는 132.4원을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유지됐던 역마진 구조를 깼다. 6월에는 판매단가(㎾h당 161.0원)와 구입단가(㎾h당 129.8원) 차이가 더 벌어지며 흑자전환 기대감을 키웠지만, 7월 다시 차이가 ㎾h당 7.2원(판매단가 165.7원, 구입단가 158.5원)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구매-판매 단가간 단순 차이로 역마진 구조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무리이다. 인건비와 전력계통 유지·관리 비용, 필수 투자액 등을 감안하면 통상 전력구매단가의 11%가량을 더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판매 단가가 KWh당 10원 미만인 5월과 7월도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최근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100달러를 바라보는 상황이어서 단순 구매-판매 단가의 역마진 구조 회귀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높다. 이같은 점을 종합하면 정부읜 전기요금 인상폭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경우 적자를 메우기는 요원하다는 것이 에너지업계 지적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유의미한 수준의 요금 인상이 아니라면 이자비용 내는 수준에 그치거나 적자폭을 약간 줄이는 정도지 재무구조 정상화는 요원할 것"이라며 "지금의 위기상황을 계기로 유류와 같이 전력 가격도 연료비에 연동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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