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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에 규제가 시작된 이유[손엄지의 IT살롱]

EU, 내년 3월부터 DMA 시행…독점과 정보 무단 이용 방지에 방점
미국·중국은 자국 플랫폼 규제는 완화하고 해외 플랫폼 규제는 강화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3-09-11 06:20 송고 | 2023-09-11 09:43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가 플랫폼 기업 규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동안 정보를 마음껏 이용했던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게 '이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규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국 플랫폼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데이터의 힘이 강력해지면서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디지털 시장법(DMA)의 적용 대상인 '게이트키퍼' 업체와 대상 서비스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알파벳(구글), 메타, 아마존, 바이트댄스 등 6개 기업이 게이트키퍼로 선정됐다. 이들이 제공하는 22개의 핵심 서비스가 규제 대상에 올랐다.

DMA는 빅테크가 자사의 플랫폼에서 다른 서비스를 차별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이다. DMA는 6개월 뒤인 내년 3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 앱스토어가 아닌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앱 내 상품을 구매할 때도 애플 인앱결제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도 허용해야 한다. 

이미 노르웨이 정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에 매일 100만크로네(약 1억3000만원)를 내도록 벌금을 부과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메타가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이용자의 위치 등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했다고 판단했다. 유럽 전역으로 같은 조치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도 비슷한 플랫폼 규제안을 내놨다. 일본 정부는 애플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앱스토어에 다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앱 마켓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이 앱·콘텐츠 사업자에게 자사의 결제시스템 이용(인앱 결제)을 강요하는 것도 금지할 방침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흐름의 핵심은 '자국 플랫폼 보호'다.

실제로 규제 대상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플랫폼 규제 법안을 폐기하고 있다. '플랫폼 독점 종식 법', '미국 혁신·선택 온라인법', '플랫폼 경쟁·기회 법' 등 규제법안 6개 중 5개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미국에서는 법안의 규제대상이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강한 규제가 미래 산업 동력을 꺾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부는 중국 플랫폼 '틱톡' 사용금지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대만도 자국 플랫폼 규제를 중단하거나 철회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국의 데이터가 국외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 3차 산업혁명에서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강력한 규제로 작용했다. 정보화시대에서는 규제 대상이 '데이터'로 전환했을 뿐이다. 자국의 정보를 통제하려는 규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처럼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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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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