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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뚫고 달려야할 판"…배민 '배달고수 프로모션'에 라이더 불만

31일까지 목표달성 이벤트 …배달 1건 1점에 우천시 +2점
"기상할증·추가보상 개념, 우천예보 고려하면 달성가능 수준"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3-07-14 06:05 송고 | 2023-07-14 10:12 최종수정
배달 라이더가 폭우가 내린 환경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2.8.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배달 라이더가 폭우가 내린 환경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2.8.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상금 받고 싶으면 폭우 내려도 배달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올여름 역대급 폭염과 장마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장마철을 겨냥한 '배달고수클럽 프로모션'을 실시했다가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요기요, 쿠팡이츠 등 경쟁 앱들도 미션수행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지만, 배민이 내건 프로모션은 우천 속 위험 운행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우아한청년들)은 이달 10일부터 31일까지 라이더 대상 '배달고수클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더별로 그간 배달 건수에 따라 '배·달·고·수' 각각의 배지(등급)를 부여한 후 △배달 건수 △우천·설천·폭염시 추가 포인트 △특별지역 추가 포인트 등을 통해 목표 포인트를 채우면 현금과 추가보상 등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대상 '배달고수클럽' 프로모션 내용(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등급별 목표 포인트 및 보상은 △배 1600포인트(100만원+추가보상) △달 700포인트(40만원_추가보상) △고 480포인트(25만원+추가보상) △수 120포인트 (10만원+추가보상) 등이다.
그러나 일부 라이더들은 '우천·폭염시 배달에 보너스 포인트를 부여한 것은 위험운행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본 배달 1건이 포인트 1점인데 기상할증(우천·영하 5도 이하·영상 33도 이상) 보너스 2점을 주는 것은 문제 있다는 것이다. 특별지역에서 우천시 배달하면 1건당 최대 4점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배 배지 포인트 목표 달성하려면 특별지역(서울 강남·마포 등)에 비가 계속 와야 가능해 보인다" "라이더별 배지 부여 보면 평소 뛰던 것보다 더 뛰어야 하도록 설계해 놨다" "배 배지 포인트에 도전하다간 치료비를 내야 할 듯" "프로모션 상금 100만원 걸었으면 일단 50만원은 주고 나머지 50만원을 채우도록 해야 맞지 않나" 등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일부는 "쿠팡이츠 콜(주문)만 받던 내가 상금 받아보려고 쿠팡이츠 7000원짜리 콜을 거부하고 배민 4500원짜리 콜을 받았다"라거나 "해당 프로모션이 열린 직후부터 줄어든 콜을 체감하는 걸 보면 배민 입장에선 대성공일 듯" 등 자조 섞인 반응을 내기도 했다.

한 라이더는 "배달고수 프로모션은 비오는 날 '똥콜 지역'(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점포 혹은 지역)에서 열심히 뛰면 보상을 주겠다는 미션"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라이더는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조만간 포인트를 다 채웠다고 인증 글을 올리며 자랑하는 라이더들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불나방이 되지 않으려면 안전을 지키면서 타던 대로 타야 한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들의 의견에 대해 매년 여름 시즌이면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배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배달앱사별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고수클럽 이벤트는 우천 및 폭염 상황을 고려해 궂은 날씨에도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를 위해 기상할증(폭염·폭우) 등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하고자 기획했다"며 "미션은 우천 예보를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가능한 수준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미션을 달성하지 않더라도 정비 혜택 등 고정비 절감에 도움 줄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라이더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모션뿐 아니라 폭우 대비 물품과 우천 상황시 필요한 안전수칙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이더에 따라) 배달 난이도가 더 높은 상황에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더 불합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서울 일대에 폭우가 내린 가운데 요기요모바일앱에 배달 서비스 지연 안내문이 떠 있다. © News1 김민석 기자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은 우천시 배달 등에 추가적인 보상을 주는 프로모션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월·주·일 단위 미션 형식으로 프로모션(런치피크 3건 3000원·평시 포함 배송지연시 깜짝 프로모션 등)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 경우 6월25일부터 일정 배달건수 충족시 금전 보상을 주는 '퀘스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 단위 기준으로 △100건 5만원 △125건 11만원 △150건 18만원 △175건 26만원 △200건 35만원 250건 56만원 △275건 68만원 등을 지급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폭우가 내릴 땐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보다 가까운 주문만 받을 수 있도록 오히려 셧다운을 한다"면서 "장기적인 프로모션을 열고 우천시 배달에 보너스를 주겠다는 건 과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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