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얼마 전 독특한 유니폼 패션쇼로 화제를 부른 외국 항공사가 있다. 바로 프랑스 국적사인 에어프랑스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5일 에어프랑스는 올해 한국 취항 40주년을 기념한 행사장에서 역대 승무원 유니폼 패션쇼를 진행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패션쇼에 보리스 다쏘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과 이문정 한국 지사장을 비롯한 한국 지사 직원들이 직접 모델로 무대에 오르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에어프랑스는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국적 항공사답게 출범한 1933년부터 현재까지 90년에 걸쳐 크리스찬 디올, 발렌시아가, 니나 리치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프렌치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유니폼을 선보여 왔다.
◇1935년, 최초의 승무원 유니폼
1935년, 에어프랑스는 승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고급 호텔 및 대서양 횡단 여객선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고용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 유니폼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에어프랑스의 첫 번째 유니폼은 군복과 특급호텔 직원들의 복장에서 영감을 받아 총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다.
목 위로 올라오는 하이카라가 특징인 흰색 재과 바지, 모자 등으로 이루어진 세트를 선보였다. 또 다른 세트는 남색 바지와 모자, 흰색 더블 브레스트 재킷, 나비 넥타이 등으로 구성했다.

◇1946년, 최초의 여승무원을 위한 군복식 유니폼
에어프랑스는 최초의 여승무원을 모집하며 이들을 위한 유니폼을 제작했다.
'조르젯 흐날'(Georgette Renal) 패션 하우스 작품으로, 당시 대부분의 여승무원이 프랑스 군대 및 적십자사에서 고용되었음을 고려해 군복 느낌을 살려 디자인했다.
밑단을 둥글게 마감한 재킷과 넓은 플리츠 치마는 짙은 파란색 울 트윌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흰색 포플린 블라우스와 함께 착용했다.
특히 함께 구성되는 펠트 베레모에는 은색 실로 에어프랑스의 상징인 날개 달린 해마가 자수로 새겼다.

◇1955년, 첫 하계 유니폼
1955년에는 여름용 승무원 유니폼이 만들어졌다. 메종 버지니(Maison Virginie)가 디자인한 해당 유니폼은 더운 여름 날씨의 취항지에 비행하는 승무원들을 위해 가볍고 세탁이 용이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첫 하계 유니폼은 하늘색 테릴렌 소재의 셔츠형 원피스와 동일한 색상의 베레모로 이루어졌다. 이밖에도 버튼 탭을 달고 오버 스티치 벨트를 매치하는 등 도시적인 감각을 더했다.

◇1963년, 크리스찬 디올이 제작한 동∙하계 유니폼
1960년대에 들어섬과 동시에 에어프랑스는 유명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과 함께 우아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갖춘 유니폼을 내놨다.
동계 유니폼은 마르소(Marceau) 블루 색상의 라운드 칼라 재킷에 흰색 블루스를 매치해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하계 유니폼은 하늘색 테릴렌 소재의 원피스로 타이 벨트와 함께 꾸몄다. 당시 크리스찬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크 보앙(Marc Bohan)이 제작한 이 두 가지 유니폼은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1969년, 발렌시아가만의 매력을 담은 유니폼
에어프랑스는 기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에게 새로운 승무원 유니폼을 의뢰했다.
동계 유니폼은 짙은 파란색의 울 트윌 소재로 만들었으며 추운 겨울 기내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남색 가죽 부츠를 별도로 제작해 승무원들에게 판매했다.
하계 유니폼의 경우 하늘색과 연분홍색 두 가지 색상으로 제작했다. 특히 카라 부분의 단추를 숨기기 위해 리본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1978년, 직원 의견을 최초 반영한 유니폼
1978년에 만들어진 유니폼은 직원들의 의견이 처음으로 반영했다.
까르벤(Carven)의 디자이너 프랑키 타크(Franckie Tacque)가 제작한 이 유니폼은 파란색과 흰색, 빨간색과 흰색의 하운드 투스 패턴으로 디자인돼 우아한 느낌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실용성까지 갖췄다.
이 유니폼 도입과 함께 처음으로 재킷 없이 스커트를 착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1987년, 디자이너 까르벤이 제작한 유니폼
1987년에도 까르벤 소속, 유명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 프랑스'가 꼽은 유럽 최고의 유니폼 디자이너 프랑키 타크와 함께 유니폼 디자인 관련 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에어프랑스의 셔츠형 원피스 유니폼은 지금까지 역대 최고의 유니폼으로 꼽힌다. 남색의 울 크레이프 소재로 흰색 칼라와 접힌 소매가 특징이다.
이외에도 리본 타이와 파란색과 흰색의 줄무늬가 새겨진 새틴 소재의 주머니를 갖췄다.

◇1997년, 니나 리치의 디테일이 담긴 유니폼
1997년 니나 리치가 디자인한 에어프랑스의 하계 유니폼은 부드러운 청색과 빨간색, 남색 등 총 세 가지 색상으로 만들었다.
해당 유니폼은 에어 인터(Air Inter)와의 합병을 기념하고자 두 항공사의 기존 유니폼 디자인을 조화롭게 구성한 것으로 제작 후 17년간 사용했다.

◇2005년~2023년, 프렌치 시크 유니폼
2005년에는 크리스찬 라크르와(Christian Lacroix)와 함께 협업을 전개했다. 클래식하면서도 파리지앵 느낌을 가득 담은 이 유니폼은 다양한 조합으로 매치가 가능하도록 100여 점 이상의 의상을 제작했다.
전반적으로 남색으로 디자인했으나, 그레이 블루 색상을 가미해 부드러움을 더했으며 곳곳의 빨간색 디테일로 포인트를 줬다.
여승무원 유니폼의 경우 해마에서 영감을 얻은 패턴과 풍성한 레이스로 우아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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