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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도 선생님 있어서 좋아요"…늘봄학교 시범학교 가 보니

학령인구 줄어 빈 교실을 돌봄교실로…인력 확충이 과제
지역 도서관·아파트에서 '마을로 찾아가는 돌봄교실'도

(대전=뉴스1) 양새롬 기자 | 2023-05-08 12:00 송고
지난 2일 오전 대전 보성초등학교 학생들이 도서실에서 아침돌봄을 받고 있는 모습. (교육부 제공)
지난 2일 오전 대전 보성초등학교 학생들이 도서실에서 아침돌봄을 받고 있는 모습. (교육부 제공)

"전에는 일찍 (학교에) 와서 반에 혼자 있었어요. 이제는 선생님이 있으니까 더 좋아요."

지난 2일 오전 8시30분쯤,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인 대전 보성초등학교 2층 도서실에서 만난 2학년 신소헌양은 아침돌봄 시행 전후 달라진 점을 묻는 취재진에 이같이 말했다.
자원봉사자인 이은순 담당돌봄교사는 이날 아침돌봄에 참여한 1~2학년 학생 3명과 함께 도서실에서 그림책을 읽었다. 아직 글자에 서툰 1학년 학생들이 골라온 그림책은 글자를 짚어가며 소리내서 읽어주기도 했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전후로 제공하는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뜻한다.

맞벌이 가정의 조기 등교 학생 등을 위한 아침돌봄부터 방과후(오후) 돌봄교실, 초1 집중 에듀케어인 새봄교실 등을 운영한다. 현재 대전과 인천, 경기, 전남, 경북 등 5개 시범교육청에서 운영 중이다. 교육부는 오는 2025년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성초의 경우 아침돌봄엔 4명, 저녁돌봄에 2명이 참여한다. 박흥배 보성초 교장은 "4월부터 늘봄학교 1인 1강좌비 지원(월 3만원)으로 3월보다 (참여 학생이) 63명 늘었다"며 "학급당 학생수가 지난해 45명, 3학급에서 올해 27명, 2학급으로 줄면서 빈 교실을 연계형돌봄교실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사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교육청에서 구해준 분도 있다"며 "학부모 중 자격증 있는 분들을 적극 수용했다. 애정을 갖고 지도해 주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학부모들도 봉사시간을 가져 좋다고 말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2일 오후 대전 원앙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목적 강당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골프수업을 받는 모습. (교육부 제공)
지난 2일 오후 대전 원앙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목적 강당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골프수업을 받는 모습. (교육부 제공)

같은 날 오후 2시쯤 찾은 대전 원앙초에서도 학생들은 늘봄학교 참여에 한창이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원앙초에선 방과후학교 28개 강좌에 학생 전체의 70%에 달하는 215명이 참여하고 있다.

2층 다목적 강당에선 학생 10명가량이 프로골퍼 출신 강사로부터 골프 강습을 받고 있었다. 실제 골프공과 똑같이 생겼지만 몸에 맞아도 아프지 않도록 딱딱하지 않게 만들어진 골프공을 그린 위의 핀에 가깝게 굴리거나 벽을 향해 퍼팅 연습을 하는 식이다.

인근 교실에서 이뤄진 기타·우쿨렐레 수업에서도 20명 넘는 학생들이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학생들은 일제히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등을 연주했다.

이밖에도 학교 곳곳에선 △컴퓨터 △클레이&종이접기 △방송댄스 △한자급수부 등의 강좌가 운영됐다. 새봄교실에서는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직접 접은 딱지로 참여하는 딱지투호 놀이가, 돌봄교실 특기·적성 프로그램에선 놀이체육 등의 수업이 진행됐다.

1학년과 3학년 두 자녀를 둔 학부모 최현정씨는 "첫째는 미술, 한자, 스포츠클럽 3개를 듣고 둘째는 새봄교실을 듣는다"며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대전교육청은 이 같은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 총괄 지원을 위해 성천초에 방과후학교·돌봄지원센터를 구축, 운영 중이다. 학교 현장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회계 등을 지원한다.  

이와 관련 김용옥 장학관은 "방과후학교 업무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교사가 방과후학교 업무 일부를 하지 않게 됨으로써 학생 교육활동에 집중하도록 조성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대전교육청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마을로 찾아가는 초등돌봄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총 10개 기관에 학생 167명이 참여한다.

'마을로 찾아가는 초등돌봄교실'에 참여 중인 내동작은나무 어린이도서관 내부 전경. (교육부 제공)
'마을로 찾아가는 초등돌봄교실'에 참여 중인 내동작은나무 어린이도서관 내부 전경. (교육부 제공)

내동작은나무마을 어린이도서관은 그중 하나다. 도서관 1㎞ 이내에 위치한 내동초, 서부초, 변동초에서 1학년부터 5학년까지 17명이 참여 중이다.

평일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운영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학생들을 맡는다. 도서관의 책을 함께 읽기도 하고 지하 강당부터 옥상 텃밭까지 활용해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연우 어린이도서관장은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슬로건이 있다"며 "도서관 인적자원을 활용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초등돌봄사업을 3년째 시행 중이다. 더 많은 홍보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이 같은 최소한의 돌봄수요도 외면하지 않기 위해 가칭 '늘봄학교지원법'을 마련해 학교·지역 여건에 맞는 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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