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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미안해"…어린이날, 18년 만에 전국 물폭탄

2005년 하루 250㎜ 폭우…전날 31.6도 무더위 식혀
수도권은 7년만에 비…남부지방 가뭄엔 '단비' 역할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23-05-04 05:30 송고 | 2023-05-04 15:38 최종수정
'안전우산'을 쓰고 등교하는 초등학생. (뉴스1DB) © News1
'안전우산'을 쓰고 등교하는 초등학생. (뉴스1DB) © News1

3일 제주, 전남 해안에서 시작된 비가 4일 전국으로 확대된다. 이 비는 어린이날은 물론 6일 오전까지 전국에 쏟아지겠다.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껴서 흐린 어린이날은 가끔 있었지만 이렇게 전국적으로 비가 퍼붓는 것은 18년 만이다. 
사흘간 이어지는 연휴에 나들이 계획을 세우던 어른들에게도 아쉬운 소식이지만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 섬진강에 발령 중인 남부지방 가뭄 해소에는 다소간 긍정적으로 작용하겠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00년 이후 어린이날에 전국에 걸쳐서 많은 비가 내린 때는 지난 2005년이 유일했다.

당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제주에는 하루 250㎜가 넘는 많은 비가 왔다. 남해안 대부분 지역에도 40~100㎜의 비가 내렸다. 수도권에는 20㎜ 안팎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당시에도 어린이날 다음날까지 비가 이어졌다.
다만 당시 비는 타는 봄을 식혀줬던 '단비'였다. 어린이날 전날인 4일 낮 기온이 31.6도(영천)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에서 초여름 수준의 더위가 지속됐기 때문에 시원한 비가 뜨거운 열기를 해소했다.

2005년 어린이날의 낮 기온은 최고 29.3도(영월)로 전날보다 2.3도가 떨어졌고, 전국의 낮 기온도 2~5도 내려갔다.

지난 2000년 이후 어린이날에 비가 내리지 않거나, 일부 지역에 5㎜ 이하만 기록된 때는 모두 10번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은 어린이날이 대체로 맑아서 나들이하기에 좋았다. 2018년과 2019년, 지난해에도 어린이날은 화창했다.

어린이날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것은 7년 만이다. 2016년 어린이날에는 서울 16.8㎜를 비롯해 인천 32㎜(교동) 파주 22㎜(진동) 등 경기 중북부를 중심으로 비가 왔다. 이때 제주(30.5㎜)와 전남(7㎜, 가거도)에도 비가 내렸다.

이번 비로 전남 등 남부 지방에 발령된 댐의 가뭄 단계는 다소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3일 오후 기준 영산강·섬진강 수계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과 주암댐은 가뭄 '심각' 단계, 낙동강 수계의 임하댐과 안동댐, 합천댐, 금강 수계의 보령댐은 가뭄 '주의' 단계가 발령 중이다.

용수댐 중에는 영산강·섬진강 수계의 평림댐과 수어댐이 가뭄 '심각' 단계, 낙동강 수계의 영천댐과 운문댐이 가뭄 '주의'단계에 해당한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호우 대비 수시 브리핑에서 "완전 해갈에는 한계가 있겠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3일 오후부터 6일까지 누적 예상 강수량은 제주 산지에 최대 400㎜이상, 제주 중산간에 200㎜ 이상, 그 밖의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50~150㎜다.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과 남해안을 제외한 전라·경남권, 경북 북부, 서해5도에 30~100㎜가 예상된다.

수도권 일부 지역과 강원 영서에서는 120㎜ 이상의 비가 퍼붓는 곳이 있겠다.

경북권 남부와 울릉도·독도에는 20~60㎜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축대나 옹벽이 붕괴되고 저지대가 침수되는 사태가 있을 수 있다며 취약지역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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