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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벤츠 "엔트리 전기차엔 LFP 배터리…韓과 협력 열려 있어"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부사장 "2025년 이후 전기차만 투자"
EU '이퓨얼' 허용했지만…"전기차 전환 전략 변함 없어"

(리스본=뉴스1) 이동희 기자 | 2023-04-17 21:00 송고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아키텍처 & E-드라이브 개발 부사장.(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뉴스1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아키텍처 & E-드라이브 개발 부사장.(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뉴스1 

유럽연합(EU)이 2035년 이후에도 합성연료인 이퓨얼(E-Fuel)을 주입한 내연기관차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략은 바뀌지 않았다.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은 변함이 없었다. 

벤츠가 지난달 29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전기차 'EQE SUV' 글로벌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뉴스1>을 포함한 한국 취재진은 벤츠의 전기차 개발을 담당하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전기차 아키텍처 & E-드라이브 개발 부사장을 만나 벤츠의 전기차 전략을 들었다. 벤츠 드라이브 시스템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스타진스키 부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등 벤츠 그룹 전기차 총괄을 맡고 있다. 
스타진스키 부사장은 벤츠의 전기차 전략에 대해 가감 없이 설명했다. 국내에서 관심이 높은 배터리업계와의 협력에 대해서도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 협력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했다. 한국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벤츠는 국내 전기차 인프라 확충 등 투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아래는 스타진스키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EU가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법을 통과시켰으나, 이퓨얼은 허용했다. 벤츠의 전략 변화가 있는가. 
▶벤츠의 전략은 변함이 없다. 2039년까지 완전히 탄소중립(앰비션 2039)을 달성할 예정이고, 2030년까지 시장 상황이 허락하는 한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 공개하는 모든 플랫폼은 전기차 플랫폼이 될 예정이고, 여러 자원과 자본 투자 역시 전기차에 완전히 집중될 것이다. EU의 결정이 있어도 저희는 이미 약속했기 때문에 방향을 바꿀 계획이 없다. 전동화를 향한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2030년까지 완전 전동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현재 내연기관차는 유지할 계획이다. 최근 신형 E클래스 인테리어를 공개한 것처럼 새로운 E클래스가 나올 것이고, S클래스도 2년 전에 새로운 모델이 출시됐다. C·E·S클래스 등은 유지하겠지만, 새로운 투자는 배터리 전기차(BEV)에만 집중될 예정이다.

전기차 '전용'(Only)이 아닌 전기차 '중심'(First) 전략의 마지막 모델은 엔트리 럭셔리 세그먼트인 새로운 컴팩트카로 2024년 또는 2025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 외 앞으로 나올 모든 모델은 순수 전기차로 개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생산을 안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새로운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이나 변속기 등은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배출가스 규제 기준에 맞춰서 파워트레인을 개조하고 내연기관차도 생산은 하겠지만, 새로운 투자는 전기차에 집중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나 전자 장비 등 전기차 분야에서도 벤츠의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나.
▶차량 소프트웨어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차이를 두지 않는다. 내연기관 모델에 도입한 기술력 모든 것을 1대 1로 전기차에 그대로 도입하고 있다.

 벤츠 EQE SUV.(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뉴스1
 벤츠 EQE SUV.(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뉴스1

―제조사 입장에서 배터리 비용 절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중요한 것은 무게와 크기다.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설치해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또 차량별로 어떤 배터리가 잘 맞는지 화학적인 부분도 중요시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엔트리 모델에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다. 낭비되는 원재료를 줄이고 배터리 생산 프로세스는 더 원활히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 배터리 업계와 협업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배터리 전략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로 진행하는 방식은 '로컬에서 로컬'(Local to local) 접근이다. EQE SUV, EQS SUV, 마이바흐 EQS SUV는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칼루사 공장에서 생산한다. 독일과 중국 베이징에도 각각 차량 생산 공장이 있다.

이상적인 방식은 벤츠가 배터리 조립과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배터리 모듈을 각 지역 파트너사로부터 제공받는 것이다. 유럽은 ACC, 미국인 엔비전 AESE, 중국은 CATL과 패러시스 등과 협력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는 현재 오픈 소싱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가장 적합한 파트너를 찾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물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차량 생산 지역에서 배터리를 조달하며, 파트너사도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혹시 한국 배터리 업체와 협업해 국내 연구센터 설립 계획이 있는가.
▶벤츠 개발팀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해 기술 접목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해당 팀이 있다. 한국은 명백하게 배터리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한국에서 연구센터 설립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언제나 열려 있다.  

―한국에서 충전 인프라 확충 계획은 있는가.
▶벤츠는 전기차 전환과 관련한 모든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체 글로벌 충전 네트워크를 각국 수요에 따라 설치하며, 유럽과 미국, 중국에서 시작한다. 처음은 미국이다. 미국은 국토가 넓고 충전 인프라 사각지대가 많아 수요가 많아 먼저 집중하게 됐다. 유럽은 2017년부터 아이오니티(IONITY)를 통해 충전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고, 다음 단계로 벤츠 브랜드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은 충전 인프라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굉장히 앞서고 있다. 현재 한국에도 벤츠 브랜드 충전소가 있고, 그중 한 곳은 스타벅스(스타벅스 더 북한강 R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스타벅스에 벤츠 브랜드 충전소가 있는 것은 한국이 처음일 것이다.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아키텍처 & E-드라이브 개발 부사장.(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뉴스1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아키텍처 & E-드라이브 개발 부사장.(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뉴스1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부품 수가 줄어든다. 이와 관련해 인력 감축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벤츠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이다. 바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 역시 이들 직원과 함께 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 파워트레인은 독일 운터투르크하임에 e-캠퍼스를 두고 있다. 이곳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베를린에는 8기통, 12기통 등 클래식한 디젤 엔진 공장이 있는데 지금은 리모델링해서 AMG 전기차 플랫폼에 탑재하는 고성능 전기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전동화 목표 달성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팀과 함께 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기차 전환에서 부품 협력사와의 공생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벤츠는 구매 전략에 따라 파트너사와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며 함께 일하고 있다. 다만 한 공급 업체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여러 업체가 서로 긍정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드웨어나 배터리, 엔진, 대시보드 등 모든 것에서 전략적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수익성이 EQ 브랜드 전기차 라인업에 영향을 주는가. 또 수익성 측면에서 내연기관과 전기차 중 어느 게 더 높은가.
▶벤츠는 엔트리 럭셔리, 코어 럭셔리, 톱엔드 럭셔리 등 3개 세그먼트로 나눈다.
엔트리 럭셔리 세그먼트는 회사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형태로 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이다. 벤츠는 지난해 엔트리 럭셔리 세그먼트의 모델 수를 기존 7개에서 4개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AMG는 벤츠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다. 2025년 AMG 전용 플랫폼 전기차가 나오는가.
▶지금 EQE와 EQS 모델에 AMG 모델이 있다. 다음 세대는 AMG 전용 플랫폼으로 제작한 AMG 전기차 모델이 나올 것이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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