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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논란'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들…클레이 보유 수량 '공시' 나섰다

카카오부터 넷마블·SK네트웍스도 '노드 보상' 통한 보유 수량 공개
금감원 '가상자산 주석 공시 모범사례' 영향…배포 전에 '선제 대응'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023-03-28 15:43 송고 | 2023-03-28 16:41 최종수정
2019년 6월 클레이튼 블록체인 메인넷이 공개될 당시 노드로 참여한 기업들. 상장사들이 다수 속해있으며 이 중 펄어비스,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셀트리온 등은 노드 그룹인 거버넌스카운슬에서 탈퇴했다. 클레이튼 스퀘어 갈무리
2019년 6월 클레이튼 블록체인 메인넷이 공개될 당시 노드로 참여한 기업들. 상장사들이 다수 속해있으며 이 중 펄어비스,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셀트리온 등은 노드 그룹인 거버넌스카운슬에서 탈퇴했다. 클레이튼 스퀘어 갈무리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로 국내 상장사가 다수 참여 중인 가운데, 그간 노드 보상으로 받은 가상자산 클레이(KLAY) 수량을 공시하지 않았던 상장사들이 하나 둘 공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뉴스1>은 지난 1월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들, 쌓이는 클레이 '깜깜이' 회계 처리(◇관련기사 https://www.news1.kr/articles/?4924428)' 기사를 통해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들의 클레이 수량 미공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보상으로 받은 클레이를 유동화(매도)할 경우 실제 매출이 발생함에도 불구, 클레이 투자자 및 상장사 주주들이 이를 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클레이튼의 노드 그룹을 뜻하는 '거버넌스카운슬(GC)'에 속하거나 속한 경험이 있는 상장사들은 17곳에 달한다. 그중 위메이드와 LX인터내셔널 두 곳만이 그간 클레이 보유 수량을 공시해왔다.

하지만 올해 감사보고서 시즌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동안 클레이 보유 수량을 공시하지 않았던 카카오 계열사들과 △넷마블 △SK네트웍스 △네오위즈홀딩스 △안랩(안랩블록체인컴퍼니) △FSN 등 다른 상장사들도 일제히 클레이 회계 처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깜깜이' 회계 처리 논란과 더불어 올해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주석 공시 모범사례를 배포하기로 한 점이 이 같은 상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드디어 클레이 수량 공개…카카오 492억원치 보유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 중 △카카오(종속기업 포함) △카카오게임즈(메타보라) △넷마블 △SK네트웍스 △네오위즈홀딩스 △안랩 △위메이드 △LX인터내셔널 △FSN 등 9곳이 클레이 보유 수량을 공개했다.

지난해 위메이드와 LX인터내셔널 단 두 곳만이 수량을 공개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늘어난 셈이다. 특히 카카오 계열사가 클레이를 비롯한 가상자산 보유 수량을 공시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는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을 무형자산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보유 수량을 공시했다. 28일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카카오 및 종속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클레이 수량은 지난해 말 기준 총 9억7234만4459개다. 장부가액 기준으로는 약 492억원 규모다.

카카오에선 카카오 주식회사와 종속기업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메타보라, 그라운드엑스(그라운드X)가 클레이튼 노드로 참여하고 있다. 그중 메타보라의 모회사 카카오게임즈는 별도로 보유 수량을 공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하고 있는 클레이 수량은 3438만78개다.

카카오 측은 "2019년 클레이튼 메인넷을 개발하면서 디지털자산 클레이(KLAY)도 같이 개발 완료했다. 개발된 클레이의 총 수량은 개발 완료 시점에는 100억개, 당기말(지난해 말) 현재 110억개"라고 밝혔다.

이어 "연결회사는 디지털자산 클레이의 개발에 소요된 비용을 자산화하지 않고 모두 당기 비용처리했으나, 연결회사가 채굴 보상 등 제3자로부터 클레이를 유상 취득한 수량이 있어 당기말 현재 보유 중인 디지털자산 클레이와 관련해 재무상태표에 자산으로 계상된 금액은 492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카카오 및 종속기업들이 노드 활동을 통해 취득한 클레이 규모가 약 492억원이라는 의미다.

SK네트웍스도 노드 보상에 따른 클레이 보유 수량을 공시했다. SK네트웍스는 "연결실체는 클레이튼 블록체인 메인넷에서 운영사(거버넌스카운슬)로 참여해 암호화폐인 클레이(KLAY)를 취득하고 있다"며 "보고 기간 종료일(지난해 말 기준) 현재 연결실체는 693만8066클레이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넷마블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넷마블은 연결기준 클레이 2억3333만3334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개별 노드 중에선 상당한 규모다.

2019년부터 노드로 참여해온 만큼 노드 보상이 많이 쌓인데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플랫폼 MBX가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개발돼 사업적 측면에서 클레이 보유 수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MBX 기반 게임을 확보하는 등 생태계를 확장하려면 클레이튼 블록체인 상 수수료 등으로 지불할 클레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안랩과 네오위즈홀딩스도 지난해 말 연결기준 각각 669만1450개, 53만4972개 클레이를 보유하고 있으며 노드 보상을 통해 이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위메이드와 LX인터내셔널도 기존처럼 보유 수량을 공시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1660만 7909개의 클레이를, LX인터내셔널은 748만4146개의 클레이를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 가상자산 주석 공시 모범사례 제작 중…공시 사례 더 늘 듯

그동안 클레이튼 커뮤니티 내에선 거버넌스카운슬 멤버들이 노드 보상으로 받은 클레이를 매도해 클레이 가격이 하락한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들 중 대외적으로 보유 수량을 공개할 수 있는 상장사들조차 클레이 보유 수량을 공시하지 않아 의혹은 더 커졌다. 노드 보상으로 받은 클레이를 매도할 경우 매출이 발생함에도 이를 제대로 회계 처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깜깜이 회계 처리'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 상장사들의 공시 움직임으로 이 같은 논란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지난해 말 가상자산 주석 공시의 예시를 공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가상자산 회계·감사·감독 이슈' 세미나에서 가상자산의 취득경로, 보유수량, 취득원가, 시장가치, 장부금액으로 구성된 보유 현황 항목의 예시를 공개했다.

또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이를 구체화한 가상자산 주석 공시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 네오위즈홀딩스, 위메이드 등 일부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들은 금감원이 지난해 말 제시한 예시에 맞춰 클레이 보유 현황을 공개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3일 금감원의 가상자산 주석 공시 예시에 맞추기 위해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아직 사례가 배포되지 않았음에도 클레이튼 노드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금감원이 모범 사례를 배포할 경우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재 금감원 회계관리국 국제회계기준팀에서 담당자를 꾸리고 모범 사례를 제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범 사례는 아직 만들고 있다. 아직 모범 사례를 기업 측에 배포하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말 세미나에서 주석 공시의 예시를 공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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