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에 대해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완전히 만족할 수 없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촉구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현대일본학회 긴급토론회: 강제징용 해법의 평가와 의미'에 참석,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은 최선은 아니고 차선"이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번 해법이 "한일관계에 얽혀 있는 수출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된 정상 간 '셔틀외교'를 한 번에 돌파할 수 있는 단초"라며 "한일·한미·한미일 정상회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정상외교의 스케줄을 생각할 때 한국의 협상력을 굉장히 높일 수 있는 나름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정부 해법의 미흡한 점을 언급하면서도 한일관계 개선과 향후 정상회담 일정 등과 관련, "피해자와 국익을 함께 생각한 결과물"이란 견해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해법을 보완하기 위해선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 조치가 뒤따라야 한단 점을 강조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서로 협력해 이 문제를 풀 생각을 해야지 한 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패배했다'는 구도로는 한일관계 개선은 어렵다"며 "일본은 망언을 자제하고 한국민의 마음을 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센터장은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 향후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 정부 해법이 향후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일본의 호응 조치에 따라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며 "(일본 정치권이) 망언을 하면 협상할 이유가 없다. 일본이 메시지 관리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한국이 굉장히 손을 많이 내밀었다"며 "일본이 꼭 호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강제동원 문제 등에 대한) '반성과 사죄'란 표현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식 국민대 교수도 "(일본이) 기존 '사죄'를 다시 한 번 말할 필요가 있단 생각"이라며 "'계승한다'는 문구는 너무 임팩트가 약하다. '김대중-오부치(小淵) 선언'의 역사 관련 파트를 다시 한 번 되뇌이는 정도의 일본의 호응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일 '제3자 변제'를 통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해법연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참여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피해자 측은 이날 정부 해법에 따라 판결금을 지급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해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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