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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하람 "난 박지성 같은 사람…대통령과 대립각 세울 생각 없다"

"공천 사슬 끊어내는 당 대표 될 것…윤핵관표 공천은 참패"
"대통령의 멋진 공천 개입은 환영…낙하산 용납할 수 없다"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조소영 기자 | 2023-02-09 19:14 송고 | 2023-02-09 19:21 최종수정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축구로 치면 저는 박지성 같은 사람입니다. 차분하고 안정적입니다. 당선된다면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고) 갈 생각이고, 윤석열 대통령과도 잘 지낼 수가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과 억지로 대립각을 세울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비판을 넘어, 실제 가지고 있는 둥글둥글한 성격, 원만함을 선거 과정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천 후보는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다. 대구 출신이지만 지난 총선 당시 연고도 없는 순천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해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소중한 '호남' 자산이다. 당 안팎에서는 그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천 후보는 "사람들을 줄 세워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아웃'이라고 하는 정당이라면 '천하람의 미래가 없는 정당'일 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 당에 안 온다"며 "소위 '멱살 잡고 하드캐리(게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한 플레이어) 한다'고 하지 않나.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하드캐리를 해야 겠다 싶어서 출마했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팀을 이뤘다. 그는 이들을 '개혁후보팀', '한 줌 남은 개혁 세력', '드림팀'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당 혁신위원을 지낸 만큼 당권주자들에게 혁신과제 수용 의사도 공개적으로 물을 계획이다.

그는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장인물을 언급하며 '개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극 중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이라는 인물은 모든 노예를 해방하며 '사슬을 끊는 자'(Breaker of Chains)라는 별칭을 얻는다.

천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당 주류에서 몰아내서 국민의힘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의 족쇄를 풀어주는 당 대표가 되고 싶다"며 "지금 당내 국회의원들을 보면 전부 다 사슬에 묶여 있는 것 같다. 그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고, 소신과 능력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사슬에 묶여 있느냐. 공천권 때문 아닌가. 사슬을 끊어야 소신도 보여주고 능력도 보여줄 수 있다"며 "공천 파동이 나면 국민의힘은 망한다. 이는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는 "'윤핵관표 공천'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으면 선거는 참패다. 이를 떼고 '국민 딱지' 같은 것을 붙여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민주당과 같은 출발선상에 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비전 발표회에서 밝힌 '대통령의 공천불개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천 후보는 "대통령이 공천에 아예 개입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밀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지금 현장으로 보내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도록 하라는 것"이라며 "또 대통령이 더 정치를 잘하면 된다. 대통령의 멋진 공천 개입은 얼마든지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이 정치적 역량을 쌓을 기회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도 얼마든지 협조하겠다"며 "그렇지만 대통령과 친하다고 따뜻한 방 안에 앉아서 '꿀 빨다가' 막판에 낙하산 타고 내려와 꿀 지역구를 가져가겠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천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지원하는 후보다. 이 때문에 '비윤(非윤석열) 후보' 또는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후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이 전 대표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천 후보는 "'이준석 시즌2'에 대한 불안감 못지않게 '총선 참패'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그러나 '불협화음에 대한 불안감'은 내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며 "김기현 후보는 '윤핵관표 공천'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가 되면 총선 참패에 도장을 찍는 대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 '적'(敵)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천하람의 당선은 대통령 정치력의 손상은 아니다"며 "윤핵관을 공격하고, 줄 세우기 문화를 비판하고 있어 어느 정도 타격은 있겠지만, 안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또 "이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축구로 치면 '스트라이커'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C밀란의 공격수) 같은 사람"이라며 "저는 오히려 미드필더다. 박지성 같은 사람이다. 당선이 되면 (발언이 센 지금과 달리) 태세 전환을 해서 안정적으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억지로 대립각을 세울 생각도 전혀 없다. 대통령이 잘하는 것은 물개박수를 치고, 조금 실수가 나와도 어떻게든 감쌀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첫 여론조사에서 4위를 기록했다. 그는 이를 두고 '비정상', '당 주류를 향한 경고'로 평가했다. 앞으로는 '정치인' 천하람에 대한 지지로 바꾸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는 "저에 대해 대중이 가진 이미지가 크게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와 소신에 대해서는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제는 정치인 천하람이 용기와 소신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깊이도 있다는 것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국민' 후보가 되고 '친민심' 후보가 되고 '친대한민국' 후보가 될 것이고, 친윤(親윤석열)이냐, 비윤이냐, 그런 식으로 대통령과의 관계를 팔아서 정치에 이용할 생각이 없다"며 "천하람이라는 사람이 단순히 논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국민과 당원의 마음을 끌어내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후보라는 점이 토론회 등을 보면 감이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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