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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국가핵심기술 중국 유출 일당 6명 기소

특허청 기술경찰 적발, 3개 기업 전 직원 3명 구속송치
피해기업 중 가장 작은 규모 회사 피해액 1000억원 넘어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2023-01-26 10:44 송고 | 2023-01-26 11:37 최종수정
범행개요도
범행개요도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이하 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은 반도체 웨이퍼 연마(CMP)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하려한 국내 대기업·중견기업의 전 직원 3명을 구속하는 등 최종적으로 6명을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A사 전 직원이자 주범인 ㄱ씨(55·구속)는 임원 승진에 탈락하자 2019년 6월 중국 업체와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CMP 슬러리) 제조사업 동업을 약정하고, A사에 계속 근무하면서도 메신저 등으로 중국 내 연마제 생산설비 구축 및 사업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B·C사 연구원인 ㄴ씨(52·구속), ㄷ씨(42·구속), ㄹ씨(35·불구속)를 스카우트해 중국으로 이직시켰으며, 2020년 5월부터 ㄱ씨 자신도 중국 업체의 사장급으로 이직해 근무했다.
A·B·C사는 모두 코스피 또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들로, 시가총액 합계가 66조원 상당이다.

이들은 컴퓨터 또는 업무용 휴대전화로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도 등 회사의 기밀자료를 열람하면서 개인 휴대전화로 사진촬영하는 수법 등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료에는 A·B사의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 및 연마패드 관련 첨단기술이자 영업비밀은 물론, C사의 반도체 웨이퍼 연마공정 관련 국가핵심기술이자 영업비밀까지 포함되어 있다.
기술경찰은 2022년 3월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중국 업체로 이직한 B사의 연구원 2명(팀장 ㄷ씨, 팀원 ㄹ씨)에 대한 첩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4월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중국에 체류하던 ㄷ씨 등이 순차로 일시 귀국하자 공항경찰과 공조해 공항에서부터 추적하거나, 국정원 공조 하에 잠복수사를 통해 소재지를 찾아 급습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했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 웨이퍼 연마기술의 무단유출 및 사용 증거 등을 다량 확보했고, 디지털포렌식 증거 분석을 통해 연구원들의 이직을 주도한 추가 공범 4명이 있다는 사실 및 A사 및 C사의 영업비밀까지 유출된 정황을 발견해 추가 입건했으며, 즉시 전원 출국금지 조치해 이들이 중국 업체로 복귀하는 것을 막았다.

기술경찰은 수사를 개시한지 9개여월만인 2022년 12월까지 주범 3명(ㄱ, ㄴ, ㄷ씨)을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A·B사의 전·현직원 3명(ㄹ, ㅁ, ㅂ씨)은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모두 송치했고, 대전지방검찰청은 2023년 1월 이들을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영업비밀 국외누설 등) 위반 혐의 등으로 모두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기술경찰이 최초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주범 3명을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한 사건인 점에 의미가 있다.

또한, 피해 기업 3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B사의 경우만 하더라도 기술유출로 인해 1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는데, ㄱ씨 등이 유출한 자료로 중국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구속함으로써 추가적인 경제적 피해를 차단할 수 있었다.

특허청 기술경찰은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을 막고 특허권·영업비밀·디자인권 침해·유출 범죄 수사를 위해 2019년 3월 설립되었고, 2021년 7월 기술범죄수사 전담조직인 ‘기술경찰과’로 확대·개편한 이래,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기술범죄는 전자화되어 저장·이동되는 기술정보의 특성상 적발이 어렵고, 적발되어도 기술적 쟁점 판단이 어려워 혐의입증 및 처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발·혐의입증·처벌의 연계를 위해서는 고도의 수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기술경찰은 박사(공학·약학·법학·디자인), 변호사, 변리사, 포렌식전문가, 심사‧심판경력자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수사관을 배치, 기술전문수사를 위한 인적 토대를 갖추는 한편, 올해 상반기 기술범죄수사지원센터를 신설, 최첨단 수사 장비를 갖춰 기술범죄수사에 특화된 과학수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물적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김시형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는 기술력이 곧 국력이다. 특허청은 기술경찰의 역할을 더욱 강화, 우리의 국가 핵심기술을 지켜내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수한 반도체 연구 인력이 해외로 이직해 기술유출의 유혹을 받지 않도록 특허청 심사관으로의 재취업 기회를 제공해 기술범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cs42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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