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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몰래 평양 다녀올' 소형 스텔스 무인기 올해 나오나

尹대통령 지시… 軍 "기존에 확보한 기술로도 일정 성능 가능"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3-01-05 05:50 송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무인기 및 미사일 연구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무인기 및 미사일 연구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우리 군이 대북 정찰 등에 이용할 '스텔스 무인기(드론)'가 이르면 올해 안에 생산된다. 스텔스 무인기는 일단 '소형'으로 제작돼 필요시 북한 수도 평양이나 핵·미사일 시설을 정찰하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북한 소형 무인기 도발 관련 대응방향'을 보고받은 뒤 "연내 스텔스 무인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의 탐지·식별·추적·타격자산을 강화하는 동시에, 무인기 도발 억제 차원에서 '우리 군도 공세적 작전을 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개발·생산을 지시한 '스텔스 무인기'는 그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그간 국방과학기술연구소(ADD)에서 연구·개발한 기술 등을 적용하되, 소형 기종으로 만들 전망이다.

'스텔스 기술'이란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줄여 일반 레이더론 조기에 탐지·식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ADD는 지난 1999년부터 스텔스 무인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연구를 차례로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D는 특히 2020년 8월 창설 50주년 기념행사 땐 '가오리-X'로 불리는 스텔스 무인 전투기를 개발 중인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ADD는 '가오리-X'의 기술 수준이 목표 대비 약 70%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무인기. (대한항공 제공) 2022.9.21/뉴스1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무인기. (대한항공 제공) 2022.9.21/뉴스1

이후 ADD는 2021년 9월 저피탐(레이더에 탐지되기 어려운) 비행체 형상설계 기술과 비행제어 알고리즘 등의 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ADD는 스텔스 형상과 전파흡수물질을 적용한 '목업'(mock-up·검증용 실물모형) 비행체에 대한 RCS 측정시험을 지상에서 수행한 결과 스텔스 성능을 확인했고, '무미익'(tailless·꼬리날개가 없음) 형상의 축소기를 만들어 비행시험도 실시했다고 한다.

현재 ADD와 대한항공이 기술시범기 사업을 진행 중인 '가오리-X'는 길이 10.4m, 날개폭 14.8m, 무게 10톤의 대형 무인기로서 최대 속도 마하 0.5(시속 약 612㎞), 최장 비행시간 3시간, 운용고도 10㎞ 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D와 대한항공 측은 '가오리-X'를 기반으로 한 '스텔스 무인 편대기' 개발에도 착수했고, '스텔스 무인 정찰기'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가오리-X'의 개발 완료 시점은 오는 2030년대 초반으로 점쳐지지만, 그동안의 연구·개발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을 활용한다면 "일정 성능을 갖춘 소형 스텔스 무인기는 올해 안에라도 개발·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소형 스텔스 무인기가 본격 생산되면 우리 군이 이날 조기 창설 계획을 밝힌 '합동 드론사령부'에서 운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외 일반 레이더로 탐지가 어려운 양 날개 길이 2m급 소형 무인기들과 '드론 잡는 드론'(드론킬러 드론) 등도 이 사령부가 운용할 주요 전력으로 거론된다.

군 당국은 소형 스텔스 무인기의 연내 생산을 위해 신속획득제도나 미래도전 기술개발 예산, 선행 핵심기술 개발 등의 방안을 검토,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에 전시된 '중고도 무인기' 실물. (대한항공 제공) 2022.9.21/뉴스1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에 전시된 '중고도 무인기' 실물. (대한항공 제공) 2022.9.21/뉴스1

이런 가운데 군 일각에선 추후 소형 스텔스 무인기가 전력화되면 북한의 무인기 도발이 발생할 경우 필요시 평양이나 평안북도 영변군 핵시설,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 핵·미사일 개발 거점으로 날려보내 정찰활동을 벌이고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단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군이 앞으로 개발할 소형 스텔스 무인기는 북한의 탐지체계를 피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기존 무인 정찰기보다 작전 반경과 항속시간 등을 늘릴 필요가 있다.

카메라 등 탑재장비를 이용해 지상기지의 조종사가 주변 상황 등을 살피며 무인기에 부여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북한이 현재 운용 중인 무인기는 위성항법체계(GPS) 등을 이용해 사전에 입력된 좌표를 따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우리 군이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해 북한 영공으로 날려보낸 국산 무인 정찰기 RQ-101 '송골매'의 경우 지상에서 조종하는 방식이지만 작전 반경이 80㎞ 수준이어서 평양까지 갔다 오기엔 무리가 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직선거리는 195㎞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이 우리 스텔스 무인기가 왔다 간 줄도 모르게 적진 깊숙이 들여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일단 감시·정찰용으로 개발하겠지만 추후엔 타격까지 가능한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KF-21 '보라매' 전투기(맨 앞)과 무인 전투기 편대 컴퓨터그래픽 (방위사업청 제공)
KF-21 '보라매' 전투기(맨 앞)과 무인 전투기 편대 컴퓨터그래픽 (방위사업청 제공)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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