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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디데이…헌정사 첫 野단독 처리 현실화하나

주호영·박홍근, 15일 오전 의장 주재 막판 협상
박 "협상 결렬 땐 단독 수정안 처리"…주 "민주당이 양보해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강수련 기자 | 2022-12-15 06:00 송고 | 2022-12-15 09:03 최종수정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22.12.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22.12.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 처리 시한인 15일이 밝았다. 이날 오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여야 협상은 전날까지도 법인세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공회전을 거듭했다. 

이미 법정 시한(12월2일)을 넘긴 예산안이 또다시 시한 안에 처리되지 못하거나 결국 민주당표 감액 예산안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예산안을 야당이 수정해 단독 처리하는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45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회동을 진행한다. 다만 여야 입장 차가 여전히 팽팽해 타결 가능성은 미지수다. 민주당은 오전 국민의힘과 막판 담판을 시도한 뒤 합의가 안 되면 오후 본회의에 단독 수정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예산안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다. 공공분양과 공공임대 예산, 종합부동산세, 금융투자소득세 등 기타 쟁점에서는 상당히 이견을 좁혔지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1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로 노력도 하고 있고 이런저런 의견도 내는데 아직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뭐가 진전이 있어야 만나지, 진전이 있으면 이렇게 있겠나"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안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김 의장 중재안(2년 유예 후 시행)이든 다른 안을 계속 얘기하는데, 민주당에서 법인세는 1도 양보를 못 한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말이 있는데 아직 없었다"며 "의장도 끝까지 강대강으로 가면 (단독) 수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분위기"라고 부정적인 기류를 전했다. 

정치권에선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를 의식한 듯 주 원내대표는 14일 소속 의원들에게 "내일(15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 수정안의 단독 처리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 의원총회 등이 소집될 수 있으니, 전원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 달라"고 공지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2022.1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2022.1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양당 원내대표 전날 오후 늦게까지 별도의 회동을 하지 않은 채 설전을 주고받았다. 야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단독 수정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놨지만, 여당은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여당이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라"라며 "끝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할 것"이라고 최후통첩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 기자회견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최종 협상안' 제시 요구에 대해 "우리가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는 것은 우리더러 (법인세 최저세율 인하를) 양보해달라는 말 아닌가.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야당 수정안을 단독 처리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정무적 판단도 감지된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단독 수정안은 기존 정부안에서 0.7% 깎은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원안'에 가깝고, 부족한 예산은 연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불용액이나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충당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여야가 이날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김 의장이 새로운 기한을 설정해 다시 한번 합의를 독려하거나 민주당이 수정안을 올려 단독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국회 과반 의석(169석)을 가진 만큼 자체적으로 마련한 수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여야 모두 양보 없이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되며 예산안 협상이 올해 연말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권에선 김 의장의 여야 간 합의 처리 의지가 강한 만큼 예산안을 합의할 시간을 더 주지 않겠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한편 김 의장은 16일 해외출장을 고려했으나, 예산안 문제가 쉽지 않아 보여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 신호등이 일제히 빨간불을 가리키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 신호등이 일제히 빨간불을 가리키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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